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은 청년층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빈운용 기자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은 청년층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빈운용 기자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신용한 위원장은 `청년취업 야전사령관`처럼 보인다. 청년위는 청년들이 원하는 눈높이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평가하는 곳으로 집행부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신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 일자리 창출에 주목하고 밀어 부친다. 사무실에는 `통계로 본 현황표`가 어지럽다. 황우여 사회부총리가 "또 숫자 타령이냐"며 고개를 흔들곤 하는 건 통계를 근거로 바람직한 청년정책을 제안하고, 관철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청년 관련 통계치를 소수점 이하까지 틀리지 않고 말한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사령부`에는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서 파견된 `참모`들이 그를 돕고 있다. 진정한 우군은 실업 난으로 어깨가 처진 수많은 청년층일 것이다. 신 위원장은 열정이 넘쳐나는 목소리로 청년 현실을 대변하며,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들려줬다.

-청년위원회, 아직 낯설다. 어떤 기구인지 설명해달라.

"낯설다…(웃음) 제가 이렇게 뛰고 있는 데…청년과의 소통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인재 양성 등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대통령 자문위원회다. 현장의 청년 목소리를 경청해 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청년들의 정책 만족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아무래도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일자리와 창업 환경 조성에 중심을 두는 이유다. 청년 주거환경 개선이나 문화예술 프로젝트 같은 일도 추진한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씨 등 위원 19명이 활동 중이다. `선소통 후정책`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친근한 청년위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다 걸기하고 있는 듯하다. 위원장께서 보는 현실은 어떤가.

"높은 청년실업률은 경제의 고용창출력이 저하되고, 고학력 인구 증가와 양질의 일자리가 수급 불일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된 탓도 크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경제 산업구조 변화로 성장과 고용의 연계가 약화되며 신규 인력 수요가 저하됐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지연되면서 청년 층이 희망하는 일자리는 갈수록 줄고 있다."

신 위원장은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며 현실을 설명했다. 받아 적기 어려울 정도였다. 황 부총리가 곤혹스러워할만 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대안이 있다면.

"패러다임을 바꿔 근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3가지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수요측면에선 규제 완화와 창조경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등 모든 정부 역량을 모아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시장 개혁이 화급하다. 공급측면으로 보자면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쌓기에 시간이나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 `더 빨리, 제대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능력사회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 미스매치 해소를 빼놓을 수 없다. 학교 단계에서 진로지도와 취업지원을 구분하고, 내실화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자유학기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노동개혁이 하반기 최대 쟁점이 됐다.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없을까.

"`열정페이, 청년실신, 고용절벽`이라는 신조어가 무엇을 시사하나. 청년들이 단기적이고 열악한 일자리를 전전하지 않고 일한 만큼 공정하게 대우받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루었다고 해도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관련한 주요 이슈의 논의 과정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주체적으로 반영하는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대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남발해서 되겠는가.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노동시장 정책이 실질적으로 취업과 생계 유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로 잡혀야 한다."

-일자리 뿐 아니라 교육 등 청년들 어려움이 너무 많다.

"교육과 주거, 복지, 문화 등 이슈를 포괄적으로 접근해 청년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청년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주거 빈곤이 심각해졌다. 청년 주거정책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곳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도 현실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해 `착한알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소통과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구체적 사업을 소개해달라.

"2015 찾아가는 청년버스에 대해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청춘순례 공감캠프도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위원 멘토들이 현장을 찾아가 취·창업 정보와 진로 등 맞춤형 상담을 하고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해왔다. 문화 자원 활동도 있다. 지난 3월 `문화가 있는 날`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꿈틀쇼:청년예술인 꿈의 채널을 틀어라`를 개최한 이후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은.

"대전과 충남·청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과 손을 잘 잡았고, 지역적으로도 유리한 점이 많다.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곳들이다. 지역산업단지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전진기지가 되기를 바란다. 청년위는 대전 등에서 `창조경제 오감만족 체험단` 행사를 개최해왔다.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창업에 영감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서서히 결실이 나타날 것이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대한민국 청년 응원곡 `점프 투게더`를 발표했는데.

"`점프 투게더`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여 다함께 높이 뛰자`는 의미다. 청년메토링 운동의 이름이기도 하다. `현실은 조금 어렵지만 스스로 일어나 다시 도전해보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저작권료는 젊은 음악인들을 후원하는 데 쓰고 있다."

-기업인에서 반쯤은 정치인으로 변신한 느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지난 대선 때 제가 청년들을 위한 책을 쓴 것, 경제 칼럼 등등으로 아마 연결이 됐고 청년일자리특보로 발탁이 돼서 그런 인연들이 이어져 위원장으로 선임해주신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이 감성적 터치가 아닌 정책으로 소통한다는 점에 끌린 건 사실이다."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가 있다면.

"남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갖히지 말고 자기 인생의 고용자, 리더가 되라. 기회는 많다. 꿈과 수단을 구분해 어떻게 살 것인지를 먼저 고민했으면 한다. 청년 멘티들에게 반드시 강조하는 말은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덜 흔들린다. 기성세대도 청년들을 보호하고 동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주인공으로 보고, 투자 개념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

◇성공신화 주인공서 청년들의 멘토로 - 신용한 위원장은

충북 청원이 고향인 소년 용한의 집안은 지지리도 어려웠다. 아버지가 병져 누운 탓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네 살 동생의 손을 잡고 먹을거리를 구하러 다녀야 했다. 그런 그가 장관급 자리에 올라 청년 취업을 위한 새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 위원장은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간난과 신고를 딛고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법학과, 연세대 법학대학원을 마쳤다. 33살에 최연소 CEO가 되는 신화를 썼다. 극동유화그룹 최연소 회장실 사장인 우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고, 맥스창업투자 대표이사를 거쳐 지엘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엔젤투자클럽을 운영 중이다. 이력 중에는 대학 초빙교수와 언론사 경제 칼럼니스트, 청년창업멘토링협회 총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투자 펀드를 운영하며 수많은 창업자의 성공과 좌절 사례를 공유하고 벤처 인큐베이터 경험을 쌓았지만 그 자신도 두 번이나 사업에 실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청년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부터다. 인크루트 사외이사로 있으며 청년 현실을 목도하고 새 길에 들어섰다. 대학생이나 예비창업자들과 함께 `점프 투게더`라는 멘토링 조직을 운영하며 1대 1로 고민과 경험을 공유하며 청년들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도록 도왔다. 소통과 교감을 바탕으로 힐링 차원을 넘어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충고나 조언은 금물이다. 청년 스스로 결론을 내려 행동하도록 들어주고 공감하는 게 그의 몫이다. 멘티만 264명이다. 단체로는 1000명이 넘는다. 창업자 그룹과 취업자 그룹으로 이루어졌던 네트워크는 `멘토-서브멘토-멘티` 체계로 넓어지고 탄탄해졌다. 그의 인적 네트워크는 중국의 공산주의청년단 등 해외로까지 촘촘하다.

좌우명은 서산대사의 `답설가(踏雪歌)`다.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 그 발걸음을 어지럽히지 마라, 오늘 걸어간 발자취가 반드시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는 의미다. 저서로 `위기가 오기 전에 플랜B를 꺼내라`와 `동업하라`가 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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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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