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가리지 않는 시한폭탄 금연 등 생활습관부터 바꿔야

이기욱 건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이기욱 건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뇌줄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서(뇌출혈) 발생하는 병이다. 흔히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 같은 환절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혈압상승 때문에 위험이 더 커진다. 뇌경색이나 출혈로 인해 뇌가 손상을 입으면 기능을 잃게 되면서 반신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뇌졸중은 발병위치와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나 재활치료 등이 발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연령이나 가족력, 인종 등의 요인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들이지만 몇몇 위험인자들은 뇌졸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심장병, 흡연이다. 지속적인 고혈압은 혈관벽에 손상을 가져와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동시에 뇌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혈압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의 위험도 높으며 이런 경우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 뇌졸중이 발생하기도 한다. 흡연을 하면 뇌졸중의 발병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3배 가량 높은데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흡연을 하게 되면 발병위험이 약 20배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다. 당뇨병 역시 혈관에 손상을 준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뇌졸중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심방세동, 심장판막증 등의 심장질환도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이 경우 심장벽에 피가 굳어서 응어리진 혈전이 생기기 쉬우며 이것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은 나쁜 생활습관이나 만성질환이다. 나쁜 생활습관은 뇌졸중 자체 뿐만 아니라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 질병도 일으켜 뇌졸중의 위험을 더 높이게 된다. 그러므로 나쁜 생활습관을 즉시 교정하고 뇌졸중을 일으키는 만성질병을 꾸준히 조절하면서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뇌졸중의 주 증상은 한쪽 팔다리가 힘이 빠져 움직이기 어렵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는 것이다. 한쪽 눈이나 또는 양쪽 눈 모두 흐리게 보이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고 발음이 어둔해지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또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두통이 발생하며 어지럽거나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린다.

이런 증상이 있다고 모두 뇌졸중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가 확인을 해야 한다. 위의 증상이 시간이 흘러 저절로 사라진 경우 겉으로는 다 나은 것처럼 보여도 검사를 해보면 이미 뇌졸중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조만간 심각한 뇌졸중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꼭 팔다리에 마비가 와야만 뇌졸중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단순히 증상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며 이런 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혈관이 막힌 뇌경색의 경우 병원에 빨리 도착한다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치료가 가능한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 시행할 수 없다. 혈전용해치료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해 혈관이 더 막히면서 뇌경색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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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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