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새 학기를 맞은 캠퍼스는 다시 활기찬 모습이다. 새 학기 강의 첫 시간에는 해당 교과목을 통해 한 학기 동안 배우게 될 내용, 과제 등을 안내한다. 필자는 한 학기에 성격이 다른 서너 과목을 강의하지만, 모든 교과목에 공통된 과제를 낸다. 해당 교과목과 관련이 있는 신문 기사를 하나 골라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관지어 분석하는 과제이다.

예를 들어 건축공학전공 수업 관련 교과목에서는 신문기사 중 건설산업, 건설업체, 건설프로젝트 등과 관련된 기사를 분석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기사가 있다면, 왜 안전사고가 발생했는지, 어떻게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지에 대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관 지어 분석하게 한다. 신문 기사에 특정 건설사업 관련 내용이 언급이 되었다면, 수업시간에 배운 건설사업관리의 어떤 영역과 관련된 내용인지를 생각해 보게끔 한다.

신문 기사 분석 과제를 출제하는 이유는 해당 과제를 통해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들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알게 됨으로써 해당 교과목과의 연계 학습 효과를 높여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이해하여 본질적 통찰을 통해 현실 속에서 구현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건축공학과 같은 공학 분야는 이러한 실용적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공분야와 관련하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해석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 강의실과 현실세계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 중의 하나가 신문이다.

요즘 대학생들 취업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다. 소위 스펙이라고 하는 학점, 외국어, 자격증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신문을 꼭 챙겨 읽어보라고 한다. 신문을 통해 향후 본인이 몸담게 될 산업에 대한 이해력과 통찰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 후 입사하게 되면 업무 수행 도중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업무 수행은 어찌 보면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이러한 문제해결 능력은 평소에 관련산업의 현실세계에 대한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 때 그간 신문기사분석을 통해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들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배운 내용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연습들이 문제해결에 도움을 준다.

학생들이 신문을 접할 때 몇 가지 당부의 얘기도 같이 전한다. 가급적 신문은 지면으로 된 신문을 읽도록 한다. 인터넷판의 경우 제목에 따라 기사를 선택하여 읽게 되고, 제목이 그다지 유혹적이지 않은 기사는 읽어보지 않게 된다. 지면상의 기사 배치를 통한 기사의 중요도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사설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특정 이슈에 대한 전문가의 정제된 시각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학생들에게는 중요한 방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권장하지는 않지만, 고학년에게는 건설업체의 주식 흐름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한다.

특정 업체의 주식의 등락이 발생하는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러한 이유를 통해 건설산업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 지식만으로는 살아있는 지식을 가질 수 없다. 특히 실용학문인 공학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교과서의 지식을 기본바탕으로 여기에다 이러한 지식들이 현실에서 어떠한 형태로 발생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위한 부단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살아있는 지식이 될 수 있다.

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된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물품을 운반하는 배에 구멍이 나서 제대로 납품하지 못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펙이 좋은 한 신입사원은 여러 가지 이론을 동원해 정답들을 제안하지만 별 실효성이 없었다. 장 그래는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그 때 강 대리가 얘기한다. 저 친구는 정답은 모르지만 해답을 안다고…. 장철기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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