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곳곳 불법 폐기물 악취 진동

3일 오전 11시에 찾은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주택가 골목은 무단으로 버려진 가구, 의자, 소파 등의 폐기물들 때문에 심하게 어지럽혀져 있었다.  전희진 기자
3일 오전 11시에 찾은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주택가 골목은 무단으로 버려진 가구, 의자, 소파 등의 폐기물들 때문에 심하게 어지럽혀져 있었다. 전희진 기자
가을 이사철을 맞아 대전지역 일부 주택가가 무단으로 방치된 폐가구·가전제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오전 11시에 찾은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주택가 골목. 원룸과 다세대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이 지역은 무단으로 버려진 폐기물들로 인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버려진 물품은 부서진 가구와 의자, 책상과 침대 매트리스, 대형 인형과 폐 오디오 등 종류도 다양했다. 이들 옆에는 페트병 등의 플라스틱을 담아놓은 비닐도 어지럽게 널려 있고,

특히 봉투75ℓ들이 쓰레기봉투까지 있어 악취가 진동했다. 일반적으로 폐기물을 버릴 경우 관할 주민센터나 구청을 통해 `폐기물 처리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지만, 버려진 폐기물 중 스티커가 부착된 것은 단 1개도 없었다. 바로 앞에 게시된 현수막에 쓰인 `대형 폐기물은 반드시 스티커 부착`이라는 문구가 무색했다.

주민 박모(42)씨는 "사람들이 쓰레기나 폐기물을 상습적으로 저 곳에 갖다 버린다. 쓰레기장이 된 지 이미 오래"라며 "구청에서 치울 때가 있지만, 일정 시기가 지나면 다시 쌓이기 때문에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찾은 월평동의 한 원룸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원룸 건물 옆에는 폐 세탁기와 소파 등이 무단으로 방치돼 있었다. 이사율이 높은 원룸촌은 폐 가구 등을 처리하기 곤란할 경우 그냥 집 밖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폐기물 스티커는 역시 붙어있지 않았다. 한 원룸 건물주는 "가구 등을 밖에 잠시 내놨다가 다시 사용한다고 하지만 비바람을 맞으면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기다리다 보면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거나 고물상에서 수거할 것이라는 생각에 밖에 방치해두고 버티는 건물주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폐기물 공해는 가을 이사철에 기승을 부린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단속·수거 업무를 하는 인력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정돼 있는 반면, 이사율이 높아지며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은 늘어나기 때문에 처치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크기가 큰 가구와 소파 등의 대형 폐기물은 수거 차량에 담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업무 빈도·부담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관할 지자체는 투기 현장이나 폐기물을 버린 사람들의 증거를 찾는 것이 어려운 만큼 주민들의 자발적인 `스티커 부착 후 배출`을 호소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무단으로 폐기물을 버리는 일부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원칙을 준수하는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앞으로 홍보와 단속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시민 여러분들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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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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