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28 대전 중촌동 튀김 마을-김말이·만두튀김

길을 가다보면 포장마차에 수북하게 쌓인 각종 튀김을 보면 군침이 돈다. 기름에서 막 튀겨낸 바삭한 튀김을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은 뒤 칼칼한 어묵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는 그 맛은 포장마차에서만 느낄 수 있 다. 그런데 요즘 분식도 프랜차이즈 시대이다 보니 튀김 포장마차도 많이 사라졌다. 더욱이 주인의 손맛이 살아있는 튀김집을 찾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대전 중촌동 선치과병원 뒤에 가면 가정집 담장을 허문 포장마차가 하나 있다. 주황색 포장 위로 `튀김 마을`이라는 상호도 있다. 큰 길가에서도 한 참 들어간 후미진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골손님들이 꽤 있다. 단골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이 집을 찾는 이유는 유독 맛이 좋은 김말이 때문이다.

대개 시중에서 파는 김말이 튀김은 당면만 잔뜩 들어가 있다. 튀김옷을 입은 김말이를 씹으면 푸석푸석한 당면만 씹혀 실망한 적도 많다. 하지만 이 집 김말이는 한마디로 정성들여 만든 잡채를 넣었다고 보면 된다. 당면이 찰지고, 양파랑 당근이 씹히는 느낌도 좋다. 튀김옷도 적당해 기름기가 입에 남지 않는다.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고추 김말이는 잡채의 감칠맛에 칼칼한 맛을 더했다.

이 집 김말이가 유독 맛있는 이유는 그 만큼 정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주인장이 매일 아침 포장마차에서 당면을 직접 삶고, 잡채를 하듯이 양념을 한다. 당면을 적당히 삶은 뒤 살짝 볶은 당근과 양파랑 버무리면서 후추, 소금, 설탕, 간장 등 양념을 한다. 이 때 직접 만든 어묵국물을 조금 넣는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함이다. 김말이 속재료를 만들어 놓은 뒤 1시 간정도 상온에서 놔둔다. 김에 말았을 때 당면의 점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튀김가루랑 강력분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 튀김옷도 다른 집에 비해 바삭하다. 맛있는 튀김이 되기 위해서는 기름 온도가 중요하다. 섭씨 170-180도의 고온에서 4-5분정도 튀긴다. 그래야만 김말이 안으로 기름이 배지 않는다.

단골손님들 사이에 김말이 만큼 유명한 튀김이 바로 만두튀김이다. 이 집 만두튀김은 만두피가 없다. 두부에다가 당근, 양파, 부추, 당면을 넣고 후추, 소금 등으로 간을 한 다음 주먹밥을 만들듯 동그랗게 만들어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만두피가 없어서 그런 지 두부의 담백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우리가 흔히 먹던 만두튀김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이 집 튀김은 정성이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고추 김말이를 제외한 모든 튀김의 가격이 3개에 1000원이다. 3000원이면 배를 채우고도 충분히 남는다.

△주소:대전시 중구 동서대로 1439번지 21 △메뉴:김말이 1000원(3개), 고추 김말이 1000원(2개), 만두튀김 1000원(3개) △영업시간:오전9시-오후8시(일요일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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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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