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학구조개혁평가 캠퍼스에 부는 칼바람

올해 첫 시행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충청권 대학이 타 권역에 비해 하위그룹에 대거 포함됨에 따라 충청권 대학의 전면적인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특히 충청권이 영·호남권에 비해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까이가 낙제를 면하지 못한 것은 충청권 대학들의 학교운영이 비효율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에서 추진한 대학평가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고되면서 지난해 1월 마련된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에 따라 이루어졌다. 평가를 통해 2022년까지 대학의 정원을 16만명을 줄여 대학 교육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목표다.

교육부는 지난 5개월에 걸쳐 일반대, 전문대 등 총 298개교를 대상으로 교육여건, 학사관리, 중장기 발전계획 등 종합적인 평가를 시행해 A-E등급의 5등급으로 대학을 분류했다. D-E등급에 포함된 대학은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가 일부 제한되며 2016학년도부터 국가에서 보조하는 학자금, 장학금 등의 지원도 일부 제한된다.

이번 평가에서 충청권 일반대학 중 13개교가 D등급에 포함됐다. 대전(대전대, 을지대) 2개교, 충남(금강대, 나사렛대, 중부대, 한서대) 4개교, 충북(건국대 글로컬캠, 극동대, 꽃동네대, 영동대, 청주대) 5개교, 세종(고려대 세종캠, 홍익대 세종캠) 2개교 등 총 13개교다. 전국 대학 중 D등급을 받은 대학은 총 26개교로 충청권 대학이 절반을 차지했다. 충청권 대학이 총 34개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가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충청권 대학 중 A등급을 받은 대학은 선문대(충남), 충북대(충북) 등 2개교 뿐이다. 심지어 지역거점국립대인 충남대도 C등급을 받았으며 대전권 대학 중 A등급을 받은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A등급을 받은 총 34개교 중 서울지역이 16개교로 가장 많았으며 전라지역(7개교), 경기지역·경상지역(이상 4개교)도 충청권을 앞섰다.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충청권 대학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충청권 대학들이 그동안 CK, ACE, LINC 등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학사관리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이번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D등급을 받은 한 지역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그 동안 정부재정지원사업에 다수 선정됐는데, 이는 학사관리에서 이미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닌가"라며 "전국의 D등급 대학 중 충청권 대학이 절반을 차지했다는 것은 다른 외부적인 요인이 평가에 작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준비소홀로 인한 예상된 점수표라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있다.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는 "그동안 충청권 대학들이 영·호남권 대학들에 비해 대학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대학정원의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충청권 대학들이 학사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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