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당시 목표치 절반·경영난 못 벗어나

대청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까지 환자 수를 회복하며 운영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지만, 내원·입원 환자가 개원 당시 세웠던 목표치의 절반에 불과해 메르스 후유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희진 기자
대청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까지 환자 수를 회복하며 운영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지만, 내원·입원 환자가 개원 당시 세웠던 목표치의 절반에 불과해 메르스 후유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희진 기자
대청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이전 수준까지 환자 수를 회복하며 운영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내원·입원 환자가 개원 당시 세웠던 목표치의 절반에 불과하고, 아직까지 적자를 해소하지 못하는 등 메르스로 인한 후유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내 메르스가 종식된 지 약 45일이 지난 1일 오전 11시, 대전에서 메르스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대청병원은 `메르스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보였다.

병원 로비는 휠체어를 탄 노인환자, 목발을 짚은 중년 환자 등 20여 명의 환자들이 편안한 표정으로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을 안내하는 직원들의 얼굴은 환했다. 로비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의 손을 잡고 진료실까지 직접 안내하는 직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병원 직원은 "환자분들이 짜증을 내도 전과 달리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한다"며 "우리 병원이 이정도로 회복됐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찾아주시는 환자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한 80대 여성 환자의 손을 붙잡고 엘리베이터까지 안내했다.

입점 시설도 늘어났다. 병원 지하에 편의점이 생기고 외부 건물에 약국도 들어섰다. 환자 수가 메르스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며 다양한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외래환자 박모(68) 씨는 "메르스도 종식됐으니 감염은 더이상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메르스 같은 안좋은 일이 있었지만 좋은 병원이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진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과 환자들의 인식 변화 덕분에 최근 대청병원은 하루 평균 300여 명의 외래 환자가 방문하고 있다. 메르스 발생 전 외래환자 수인 400명과 비교하면 75%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운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개원 당시 세웠던 계획보다 환자 수가 크게 적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개원 당시 대청병원은 8월 하루 평균 입원환자 200명에 외래환자 500-600명 선을 예상했으나, 현재는 입원환자 150명에 외래환자는 3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회복세로는 메르스 때문에 겪게 된 적자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병원은 지난달 27일 메르스 피해 병원을 위한 정부 지원 자금을 신청했지만, 지원되는 금액의 예상 규모를 알 수가 없어 체계적인 운영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청병원과 같은 신설 의료기관은 평균 환자 수를 구할 수 있는 비교 데이터가 적고, 손실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워 지원 규모가 적을 수밖에 없다.

오수정 대청병원장은 "메르스로 인해 당초 계획과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병원 가족들이 힘을 합쳐 발벗고 뛰는 것 뿐"이라며 "병원이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이 긍정적인 신호다. 앞으로도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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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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