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김재경 교수, 美 사이언스지에 발표

국내 연구진이 오랫동안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었던 우리 몸의 다양한 생체리듬을 인공적으로 디자인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한 미국 연구팀은 이 디자인을 이용해 실제 시스템을 제작하고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 지난 28일자에 발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사진>교수 연구팀은 미분방정식과 확률적 매개변수 샘플링을 바탕으로 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생물학적 회로 디자인을 설계했다. 우리 몸엔 다양한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시계들이 존재한다.

심장은 매 초 박동하고 체세포들은 일정한 주기로 분열한다. 생체 리듬은 다양한 호르몬 분비 시점을 조절함으로써 생명체가 24시간 주기의 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도록 한다. 과학자들은 어떤 원리로 우리 신체가 일정한 주기로 생체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그리고 그 생체 리듬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됐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전지나 전구, 모터 등을 연결해 전자회로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듯 유전자와 단백질로 구성된 생물학적 회로를 만들어 생체 회로의 작동 원리를 구하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을 이용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디자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생체 회로에서 특정 물질이 분비될 때 음성 피드백은 물질의 분지를 억제하고 양성 피드백은 분비를 촉진한다.

양성 피드백의 역할은 기존 연구를 통해 많이 알려져왔지만 음성 피드백은 잉여 존재로 역할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두 개의 음성 피드백 회로가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나의 음성 피드백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서 물질 분비의 리듬을 조절하는데 음성 피드백을 추가하면 불안정한 음성 피드백의 기능을 보완해 다양한 환경에서 생체 리듬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미국 라이스 대학의 메튜 베넷 교수 연구팀은 김 교수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안정적 리듬을 갖는 시스템을 실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합성생물학 연구는 방대한 연구범위와 생물학적 회로의 다양성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김 교수가 제시한 수학적 모델링 덕분에 보다 간결한 실험 설계도를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교수는 "이번 성과를 통해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부족한 생물학과 수학의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수학이 생물학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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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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