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만 109건 중 5만 6667건…익명성 악용

직장인 A(34)씨는 지난 4월 한 인터넷 자동차 카페 게시판에서 `중고 명품시계를 판다`는 글을 발견했다. 명품인데도 불구하고 시계의 가격은 15만원 대로 매우 저렴했다. A씨는 큰 의심 없이 계좌로 돈을 입금하고 시계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시계는 도착하지 않았다. 당황한 그는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 끝에 지난달 2일 피의자 B(25)씨를 구속할 수 있었다. B씨는 게시판에 중고 시계, 자동차 용품 등을 판다는 글을 상습적으로 올리고 돈만 가로채는 등 50명으로부터 730여 만원을 받아 챙긴 `전문 인터넷 사기범`이었다.

사이버 도박, 음란물 유통 등 사이버 범죄가 다양한 분야로 분화된 가운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이버 범죄는 `인터넷 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임수경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11만 109건의 사이버 범죄가 발생했으며, 이중 인터넷 사기는 5만 6667건이 발생해 전체의 5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도 전체 사이버 범죄 중 인터넷 사기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 간 대전에서 발생한 전체 사이버 범죄 대비 인터넷 사기 건수는 2013년은 3710건 중 2634건, 지난해는 5060건 중 2730건이었다. 올해도 1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2783건의 사이버 범죄 중 2022건이 인터넷 사기로 기록되는 등 지역에서 매년 2000건 이상의 인터넷 사기 범죄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사이버 음란물, 모바일 등을 통한 사이버 스토킹도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지역내 사이버 음란물 관련 적발 건수는 167건이었지만, 올해는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만에 242건이 발생했다. 16건이 발생한 사이버 스토킹 범죄도 올해 177건으로 급증해 11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인터넷의 최대 무기인 익명성을 악용한다. 인터넷 사기를 막기 위해 가급적 직거래는 피해야 하며 명예훼손과 같은 피해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포털 사이트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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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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