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일부터 2박3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방중 두 번째 날 열리는 전승절 퍼레이드 참석에 쏠려 있다. 전승절 퍼레이드 참석에 대한 미디어의 집중조명 탓이겠으나 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의 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방중은 과거의 눈치보기 외교가 아닌 적극적인 균형외교를 전개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탈피해 주도적 외교를 펴는 기회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오는 3일 열리는 전승절 퍼레이드에서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옆자리에 앉게 된다. 박 대통령의 자리는 61년 전 김일성 북한 주석의 자리였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이 차지했던 자리에 박 대통령이 앉음으로써 한중간 동반자 관계는 과거 혈맹이라고 했던 북중 관계를 뒤로, 아래 순위로 밀어놓는 것임을 의미한다. 즉 한국과 중국, 북한 세 나라의 길항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 평화 정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의 성과를 내야 할 것이다. 한중 정상회담이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 무대에 나오기만 한다면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경제 회생을 돕겠다는 시그널도 당연히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해서 북한이 두 정상의 뜻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한반도 긴장은 크게 낮아지고 평화와 안정은 더욱 깊이 뿌리내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일본은 영 마뜩찮게 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전승절 참석에 공개적으로 태클을 건 것은 반 총장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불만을 싸잡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동북아 전략에 따르지 않는 한국에 대한 불만 표출인 셈인데 이번 기회에 한국은 동북아 균형자, 갈등의 중재자라는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미래지향적이고 유연한 전략적 사고는 필수다. 아울러 중국발 경제 악재가 우리의 악재로 전이되는 것에 대한 대처 방안도 이번 방중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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