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2016학년도 특목·자율고 입시 가이드

왼쪽부터 공주대부설고 이영이 교장, 대전외고 김애영 교장
왼쪽부터 공주대부설고 이영이 교장, 대전외고 김애영 교장
예나 지금이나 입시(入試)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복잡한 미궁(迷宮)입니다. 전형이나 선발 방식,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자기소개서, 적성고사, 논술, 면접, 실기 등의 유·불리가 얽히고 섥혀 있어 어느 것 하나 쉽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오죽하면 시험 점수 만으로 대입 당락을 결정하던 옛날 학력고사 시절이 좋았다는 푸념까지 터져 나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고교 입시는 더 합니다. 평준화, 비평준화, 자기주도학습전형, 고입선발고사, 고교선택제 등 입시 체계는 혼란스럽습니다. 여기에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자공고, 일반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종류도 많습니다.

고교 입시가 대학 입시의 전초전 성격이 짙은 명문고에 초점을 둘 수록 전국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겪는 성장통은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위 10% 이내의 학생들이 도전하는 특목·자율고 입시 과정은 `인(in)서울` 진입 경쟁의 첫 관문이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이들 명문고교들이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은 대입의 큰 틀인 학생부 전형과 싱크로율이 높아서 준비 과정 만으로도 예행 연습 이상의 가치는 분명히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만 해도 자신에 대한 성찰과 미래 구상을 글로 제출한다는 점에서 딱 3년 뒤에 맞닥뜨릴 대학 입시에서 큰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에게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특목·자율고의 도전 과정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까지 도달하는 기쁨은 명문대 진학의 커다란 뒷심이 될 수 있습니다.

설령 최상위권의 실력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특화된 활동 기반을 바탕으로 도전할 수 있는 명문고교도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복잡한 고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준비하느냐 입니다. 대전일보 프리미엄 교육섹션 `에듀캣`은 복잡한 고교 입시의 기본 맥락을 짚어보고, 2016년도 고입 전형을 통해 대전.충청권 명문고교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살펴봤습니다.

◇고교 입시의 기본구조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고교의 종류는 일반고, 특목고(국제고·과학고·외고·마이스터고·예술고·체육고·영재학교(편의상 분류)), 특성화고, 자율고(자율형사립고·자율형공립고) 등 4개로 구분됩니다. 지원 시기에 따라서는 전기고(특목고·자사고·특성화고)와 후기고(일반고·자공고)로 나뉩니다. 전기고는 일부 특성화고 등을 제외하면 전형 일정이나 고교 종류, 지역에 상관없이 단 한 곳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전기고 지원자는 불합격이 확정돼야 후기고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합격자는 등록여부와 상관없이 후기고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후기고 지원자는 일부 중점학교를 제외하면 불합격 이후에 다른 후기고에 재도전할 수 있습니다. 또 후기고 불합격자는 전.후기고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역 특성`입니다. 고입은 전국을 단일학군처럼 묶어서 진행하는 대입과는 매우 다릅니다. 일부 전국단위모집 고등학교를 제외하면 자신이 살고 있는 광역 시도 내에서 학교를 선택해야 합니다. 때문에 지원 가능한 학교가 제한되고, 같은 특목고라도 지역에 따라 세부 전형 방식이 달라 체계화된 정보 수집과 분석은 난망합니다.

입시 접근성이나 당락에 대한 예측 가능성, 기회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고교 입시는 독특합니다. 일반고와 달리 소수의 학생들이 도전하는 특목·자율고는 전형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개별 중학교에서 전문화된 진학 지도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내신 절대평가제와 정성적인 평가가 좌우하는 자기소개서와 면접까지 모두 수험생이 떠안아야 할 숙제입니다. 이들 명문고교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정량적 평가가 대폭 줄어들어서 당락 예측이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무엇보다 해당년도의 입시전형을 1년 6개월 전에 발표하는 대학 입시와 달리 고입 선발원칙이 원서접수 3개월 안팎에 발표되는 점도 수험생의 불안감을 키웁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상투적이지만 고입의 성패는 정보와의 싸움입니다. 아이의 재능,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이 한국 입시의 성공요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불변하는 가치는 `엄마의 정보력`입니다. 한때 치맛바람으로 폄하됐지만 정보력 없이는 최근 입시에서 성공을 보장하기 힘듭니다. 특목·자율고 입시는 자기주도전형이 도입된 2011학년도 이후에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면접의 선발전형요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학생부는 자신의 정보를 정량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 데이터입니다. 학생부의 뼈대인 교과 성적은 절대평가제(성취도) 도입 이후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공주한일고나 상산고, 하나고, 공주대부고, 외대부고 등 명문고교들은 중간, 기말, 수행평가의 성취도 기준 자체 내신산출에서 만점(All A)을 요구하거나 B 성취도 두개 안팎에서 당락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내신 변별이 무의미한 최상위권 학교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요인은 창의적 체험활동과 독서활동을 근간으로 하는`비교과 활동`입니다. 비교과 역시 진로와 자기 적성 분석을 위한 자료 수집이 성패를 가릅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명문고 입학처장들은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자소서에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바로, `서술의 구체성`입니다.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고민과 이를 녹여낸 기록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절대평가제 적용과 서류상 기재 금지 사항이 강화된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일고 최용희 법인국장은 "5-10분 남짓한 시간 속에서 학생 자신의 진학 가치관과 창의적 문제해결력, 발표력, 순발력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많다"며 "자기소개서의 정량적 평가가 대폭 위축된 만큼 면접이 중요해졌고, 그만큼 각 학교들은 진짜 경쟁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학생 자신의 데이터 값을 알고, 학교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야 말로 고입 성공의 핵심 비결이라고 하겠습니다. 권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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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일고 이준원 교장, 대전과학고 박경철 교장
왼쪽부터 한일고 이준원 교장, 대전과학고 박경철 교장

권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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