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軍人 - 김경률 공군본부 상사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죠" 속담처럼 항공기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하늘로 직접 올라가는 공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소속 김경률 상사. 김 상사는 공군의 위용과 활약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미디어 홍보`의 최전방에 있다. 최근 촬영장비와 시각효과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지만, 김 상사는 공군에 대한 강하고 믿음직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공중촬영을 통한 고화질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김 상사는 지난 2013년 공군에 신설된 전문 특기인 `항공촬영사` 보직을 맡고있다. 항공촬영사는 공군본부에 3명, 블랙이글스 특수비행팀에 1명이 있다. 항공촬영사는 공군의 주 임무영역인 공중에서 이뤄지는 작전, 훈련 등을 여러 가지 촬영기법을 통해 기록하는 특화된 카메라맨이다. 공군의 위용과 활약상을 국민들에게 알려 공군 작전요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작전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군에 항공촬영사가 생기기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경률 상사는 2015년 8월까지 총 74회의 항공촬영 경력을 가지고 있고, F-15K, KF-16, FA-50 등 전투기와 C-130, CN-235 등 수송기, 헬기, 미군 공중급유기 KC-135까지 탑승해서 임무를 수행해왔다.

김 상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지난 2011년 정밀유도무기 실사격 장면을 촬영할 때 일을 꼽았다. 갑작스런 중력 변화에 몸이 말을 듣지 않았던 것. 하지만 김 상사는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정밀 유도무기 때가 정말 기억에 남네요. 공대지 미사일이 발사되면 제가 탑승한 F-15K가 추적하면서 촬영하는 임무였는데, 미사일을 따라가던 F-15K 전투기가 갑자기 7.8G 정도의 급격한 기동을 하면서 이때 생긴 중력 가속도로 약 20여초간 콕핏에 머리를 박고 눌려있었던 적이 있었어요"라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미사일 실사격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중력을 이겨내면서 촬영한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라고 말했다. 이후 약 1주일간 목 부위에 통증이 있었지만, 그는 항공촬영사로서 일종의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밝게 웃었다.

김 상사는 항공촬영사로 일하면서 크게 보람과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는 전투기에 탑승해 우리나라 공군의 활약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촬영하고,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한다는 점을 가장 보람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항공촬영을 하면서 조종사가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힘들게 수행하는 지 잘 알 수 있다는 것. 조종사는 지구 중력의 9배를 넘나드는 중력가속도와 엄습하는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며 비행한다.

김 상사는 "항공촬영을 통해 영공수호를 위한 공군 조종사의 헌신과 노력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며 "특히 국내에서 쉽지 않은 영역을 개척한다는 점은 매력적이에요. 눈 깜짝할 순간에도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는 많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촬영은 고도의 집중력,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분명히 있다. 그에게 가장 긴장되거나 어려운 순간은 생리적인 문제가 갑작스럽게 나타날 때다. 김 상사는 "좁은 항공기에 타고 장시간 비행하면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늘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애를 먹어요"라며 "항공기 이륙 직전에 소변이 마려웠던 적이 있는데, 두 시간 넘게 참으며 비행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촬영사는 건강해야 하고, 신체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신체검사와 비행환경 적응훈련을 받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영공을 비행하면서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조국 수호를 위해 밤낮 없이 열심히 훈련하는 많은 조종사들을 보며, 우리나라 하늘을 책임지는 모든 공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고마운 마음은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들었다. 더욱 좋은 사진으로 공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김 상사는 "항공촬영을 위해 비행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 공군이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하기 위해서 조종사와 지원요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독도 상공을 비행하는 우리 공군 전투기 편대를 담은 한 장의 사진이 국민에게는 군에 대한 믿음과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좋은 항공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조종사의 노력 못지 않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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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본부 정훈공보실 소속 김경률 상사는 공군의 위용과 활약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하늘로 직접 올라가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김 상사가 촬영한 성산 일출봉에서 플레어를 터트리는 F-15K 전투기.  사진=공군본부 제공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소속 김경률 상사는 공군의 위용과 활약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하늘로 직접 올라가 다양한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김 상사가 촬영한 성산 일출봉에서 플레어를 터트리는 F-15K 전투기. 사진=공군본부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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