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기침

가을의 길목에 있는 요즘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면서 감기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감기는 가벼운 병인 것 같지만 기침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고 또, 오래되면 다른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밀폐되고 건조한 공간 속에서 생활하면서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만성기침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만성기침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나문준 교수의 도움을 통해 만성기침의 증세와 원인 및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원인으로 만성기침 발생 해=보통 감기로 인한 기침은 흔한 증세로 간단한 치료와 처방으로 대개 3주 정도면 좋아진다. 그러나 3주 이상 계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에는 만성 기침이라고 말하며 이 경우에는 감기 이외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밝혀 치료해야 한다.

성인에게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이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에서는 만성적인 기침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기침의 원인질환으로는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이 가장 많고, 기관지 천식이 두 번째로 많으며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 오면서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 증후군이 세 번째다. 이 세 가지 질환이 약 80%이상을 차지한다.

이 외에도 흡연을 오래할 경우 발생하는 만성 기관지염, 반복적인 폐렴이나 폐결핵의 후유증으로 생기는 기관지 확장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관지암이나 기관지 결핵, 심장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약물의 특정 성분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기침의 주요 원인은=후비루 증후군은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분비물이 목 뒤를 자극하게 되면 기침이 생기는 경우로서, 주로 비염, 부비동염 즉 축농증, 비인후염과 연관돼 발생한다. 후비루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콧물, 코막힘 등의 비염 증상, 후비루 증상 즉 목뒤로 분비물이 넘어가는 증상, 목뒤의 이물감, 목에 있는 객담을 뱉어내는 증상, 재채기 등이 있을 수 있다.

후비루가 있을 때 나타나는 기침은 대개 2회 내지 4회 정도의 기침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낮과 밤에 모두 발생하지만 야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에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도움 되지만 알레르기의 정확한 원인을 피부반응검사를 통해서 밝힌 다음에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비동염 즉, 축농증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에는 항생제를 써야 한다.

우리가 흔히 기관지 천식이라 말하는 질병은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면서,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의 천식 환자에서는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전형적인 천식과 달리 기침만 유일한 증상을 나타내는 기침형 천식이 있다. 기침형 천식에서는 기관지가 덜 예민하기 때문에 기침만 생기며 나중에 기관지가 더 예민해 질 경우 일부에서 전형적인 천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위식도 역류 증후군은 위 속의 내용물이 다시 식도 쪽으로 역류하면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호흡기 증상이 동반 될 경우 만성 기침이나 목이 쉬고 목 부위가 불편할 수 있다. 야간에 흡인 증상으로 사래가 자주 걸린다든지, 천식처럼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타날 수도 있고, 가슴이 아프거나 잘 때 가끔 숨을 안 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소화기 증상이 없이 만성적인 기침만 유일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위식도 역류증후군 기침의 치료 방법으로는 일단 생활 습관을 교정해 볼 필요가 있다. 식사는 가급적 고단백식과 저지방식으로 하고 잠자기 전 또는 자리에 눕기 2-3시간 전에는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카페인, 알코올, 초콜렛과 같은 식품은 금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담배를 끊도록 하고, 잘 때에는 높은 베게를 사용하여 머리부분을 약 20㎝가량 올려서 잠자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만성기침 진단방법과 치료=대개 만성적으로 기침이 있는 환자들은 기침 자체의 증상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약물을 복용하는 것 만큼의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침이 심할 경우에는 마약성 진해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진해제만을 이용한 증상치료에는 증상 완화에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을 경우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급적 만성적인 기침의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하는 것이다.

만성 기침이 있는 환자에서 치료 전에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병력과 증상이 반드시 중요하며 이에 근거를 두고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흉부에서 발생하는 결핵, 폐암, 폐렴, 기관지 확장증 등의 여러 가지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서 흉부 X-선 사진을 찍고, 축농증(부비동염)을 진단하기 위해 부비동 방사선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보다 전문적인 검사로는 가래로 하는 결핵균 및 암세포검사, 알레르기의 원인을 찾기 위해 피부에 여러 가지 알레르기 물질로 검사하는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진단을 위한 폐기능검사, 기관지천식을 확진하기 위한 메타콜린 기관지유발검사, 위식도 역류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한 24시간 식도 산도측정검사 등이 있다.

이와 같은 검사에도 진단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작은 폐 병변이나 종격동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및 기관지 내의 병변을 직접 관찰하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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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도움말=나문준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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