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미 찾기 시작의 길은 바로 `사이에 집중하라`다. 벽과 벽 사이, 바닥과 천장 사이, 거실과 주방사이, 안방과 건넌방사이, 마을과 마을사이, 도시와 도시사이를 유심히 살피고 집중하여 보자. 그 관계가 어떤지? 좁은지 넓은지, 높은지 낮은지, 큰지 작은지, 편한지 불편한지, 조화로운지 어색한지, 실(實)한지 허(虛)한지….
그 관계는 시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누워서, 앉아서, 서서, 가운데에서, 구석에서, 앞에서, 뒤에서, 바닥에서, 꼭대기에서, 멀리서, 가까이에서, 멈춰서, 움직이며, 낮에 밤에, 동틀 무렵, 해질 무렵, 설핏설핏, 뚤어져라….
`사이`란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 또는 물체, 사람들과의 서로 간격이나 공간, 또는 관계를 말한다. 신과 인간사이, 하늘과 땅사이, 산과 강사이, 나뭇잎사이, 이성과 감정사이, 사랑과 우정사이, 아침과 저녁사이, 영원과 찰나 사이, 사람사이(人間) 등 우리는 삶과 인간과 모든 사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유(思惟)적, 물리적 시.공간의 `사이`가 존재하며 그 `사이`의 관계성을 형성하는 `사이짓기`의 정도에 따라 끊임없이 충돌하고 아우르며, 끊임없는 일상의 공감(共感)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건축에서 공간을 디자인하고 창조하는 일은 인간과 건축사이의 사유적, 물리적 사이짓기를 하는 것이며 그것이 건축의 본질이다.
주위부터 차근차근 `사이`에 집중하여 보자. 그 내면을 드러내 보고 읽어내고 사유하여 자기만의 건축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하여 보자. 당신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될 것이고, 당신만의 피카소가 되어 새로운 삶의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다. 이상우
건축사사무소에녹 건축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