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교육 시급…개인 일탈행위 방지는 한계

한 경찰관의 `도를 넘은 장난`으로 총기사고가 발생해 의경 1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의 총기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재 실시되는 총기 취급 교육 대부분이 안전수칙과 관리규정 습득 등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특성 파악과 정신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대전 경찰에 따르면 대전은 현재 근무중인 지구대 외근 경찰관들이 총기를 상시 휴대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사용하는 총기는 38구경 리볼버 권총으로, 각 총기 방아쇠마다 고무 안전장치가 고정돼 있다. 이와 함께 탄창 12시 방향의 탄알 구멍을 비우고, 두 번째 구멍에는 공포탄을 장전하는 등의 조치로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관할 경찰서는 각 지구대로 월 1회 안전점검을 나가고 있으며, 지구대장은 근무자를 대상으로 1일 1회 총기 점검·교육을 실시하는 등 혹시 모를 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총기 관리에 대한 규정과 절차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더라도 개인적 일탈 행동은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25일 오후 5시 서울 구파발 검문소 소속 박모(54) 경위가 총기로 `장난`을 치다가 박모(21) 상경에게 총알을 발사했다. 박 상경은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검문소 감독관인 박 경위는 의경들이 자신을 빼놓고 간식을 먹은 것을 두고 장난을 치다가 실수로 총알이 격발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경위는 사고 당시 방아쇠에 고정시켜 놓은 고무 잠금장치를 직접 해제했고, 첫번째 탄알을 비워둬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등 총기관리에 대한 기본 수칙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1일에는 서울의 한 지구대 경위가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경찰 개인의 일탈로 인한 총기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총기 관련 교육은 `교과서적인` 내용만 반복하고 있다. 현재 각 경찰서와 지구대 등은 지속적으로 총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이 관련 규정과 안전 수칙 습득 위주로 구성돼 있어 총기 사용자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경찰관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지구대의 특성 상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총기 사용자에 대한 세밀한 정신감정과 정신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대전의 한 지구대 경찰관은 "근무를 하다 보면 `총기를 맡기면 큰일 나겠다`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 절차가 딱히 없다"며 "현재 실시되는 교육과 더불어 정신 감정 등을 보다 강화한다면 총기사고 발생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