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의견 수렴해 일반고 전환 공식 신청 재지정 승인 대전시교육청 부실행정 도마위

자율형사립고 서대전여자고등학교가 일반고 전환 신청서를 공식 접수하면서 대전시교육청의 부실한 행정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대전여고가 자사고 재지정 심의를 통과한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데에는 당시 재지정 승인을 해줬던 시교육청의 행정시스템이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지적이다.

27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대전여고는 지난 26일 학생미충원, 전학생 다수 발생 등의 이유로 자사고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지정 취소 신청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서대전여고는 같은 날 오후 7시 학부모총회를 개최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최종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요청하기로 했다.

서대전여고의 이번 일반고 전환 신청은 그 동안 시달려온 심각한 재정압박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대전여고의 입학가능한 총 정원은 934명이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 수는 불과 630명으로 학생충원율이 67%에 그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방학이 종료되면서 재학생 30여명이 전학을 신청하기도 했다. 자사고 최초 지정년도인 2011년부터 재학생 감소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서대전여고가 자사고 재지정 승인을 받은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게 됐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6월 서대전여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및 심의 당시 신입생 미달 사태, 회계비리 등을 이유로 재지정을 반발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기준점수 60점을 넘겼다는 이유로 재지정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서대전여고의 일반고 전환 신청소식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교육청은 재지정 심의 진행 당시 왜 무리하게 재지정을 승인하면서 근시안 행정을 펼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시교육청의 근시안적인 행정조치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서대전여고의 학부모,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지정 심의는 지난 4년간의 실적을 통해 평가하는데 당시 서대전여고는 기준점인 60점 이상을 획득해 학교운영에 있어 앞으로도 낙관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지난 20일쯤 재학생 30여명이 전학을 신청하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져 학교법인에서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해 신청까지 이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다음달 4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학교관계자 등과 전환신청 동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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