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로잡을 골칫덩어리들이 왔다 - 치외법권

범인만 봤다 하면 일단 패고 보는 프로파일러 정진(임창정)과 여자를 꼬시기 위해 경찰대를 수석 졸업한 형사 유민(최다니엘). 이들은 경찰 내부에서도 포기한 골칫덩어리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2명에게 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는 사이비 교주 강성기(장광)를 잡아오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강성기는 사이비종교를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고위층에게 뇌물로 제공하며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어떤 명령도, 외압도 받지 않는 특별한 수사팀에 투입된 두 형사는 지원도 없이 강성기의 조직으로 뛰어든다. 가진 것 없는 서민 형사가 몸을 던져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스토리는 현재 흥행 중인 `베테랑`은 물론 기존 한국 형사물에서 끊임없이 사용해왔다. 그만큼 식상하지만 잘만 풀어나간다면 통쾌함을 줄 수 있는 보증된 이야기구조다.

여기에 코믹 연기라면 믿고 볼 수 있는 임창정과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다니엘을 전면에 내세웠고, 중견배우 장광과 이경영 등 조연진도 준수하다. 하지만 합치고 보면 영화는 참신함도 통쾌함도 모두 놓친 듯한 아쉬움을 남긴다.

◇운명처럼 찾아온 파리행 오디션 - 미라클 벨리에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폴라(루안 에머라)는 파리에서 온 전학생 가브리엘(일리안 버갈라)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가 있는 합창부에 가입한다.

폴라의 천재적 재능을 엿본 선생님은 파리에 있는 합창학교 오디션을 제안하고 가브리엘과의 듀엣 공연의 기회까지 찾아온다. 하지만 들을 수 없는 가족과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로 바쁜 폴라는 자신이 갑작스럽게 떠나면 가족들에게 찾아올 혼란을 걱정한다. 게다가 늘 사랑을 줬던 엄마의 속내를 알게 되면서 폴라는 급기야 오디션을 포기하게 되는데….

프랑스의 국민여동생으로 떠오른 루안 에머라는 첫 연기 도전작 답지 않는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며 오디션 프로그램인 `보이스 프랑스 시즌 2` 준우승자답게 폭발적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영화가 감동적인 또다른 이유는 실제 원작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 실제 청각 장애인 가정에서 자란 프랑스 작가 베로니크 풀랑의 2014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수화, 소리, 사랑해! 베로니크의 CODA 다이어리`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는 장애를 가진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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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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