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를 당길 뿐이지 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스스로 이치를 깨닫도록 잘 가르치고 인도함`이나 `만전의 준비를 해서 (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림`을 비유한다. `맹자(孟子)`의 `진심(盡心)`편에서 유래했다.

`공손추(公孫丑)`가 말했다. "도는 너무나 높고도 훌륭합니다(道則高矣, 美矣). 그래서 이 도를 배우고 행하려면, 마치 하늘에 오르는 것과 같아서 도에 미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宜若登天然, 似不可及也). 왜 도를 도달할 수 있을 것처럼 만들어서, 사람들이 매일 부지런하게 노력하도록 하지 않습니까?" `맹자(孟子)`가 말했다. "훌륭한 목수는 서투른 목수를 위해 먹줄을 고치거나 바꾸지 않고(大匠不爲拙工改廢繩墨), 명궁인 `예`도 서툰 궁수를 위해 활의 시위를 당기는 정도와 방법을 바꾸지 않는다. 군자는 시위를 당길 뿐이지 화살을 쏘지 않고, 막 쏘려는 듯이 시범만 보일 뿐이다(君子引而不發, 躍如也). 군자가 바른 도에 맞게 서 있으면,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를 따라 배운다(中道而立, 能者從之)." `맹자`가 말했다. "세상에 도가 있다면 내가 등용되어 도를 실행할 수 있고(天下有道, 以道殉身), 세상에 도가 없다면 내 스스로 도를 위해 희생하면 된다(天下無道, 以身殉道). 도를 가지고 세속에 굴종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未聞以道殉乎人者也)." `맹자`가 말했다. "그만둬서는 안 될 때 그만두는 사람은 뭐든지 중간에 그만둔다(於不可已而已者, 無所不已). 후하게 해야 할 때 박하게 하는 사람은 뭐든지 박하게 한다(於所厚者薄, 無所不薄也).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물러남도 빠르다(其進銳者, 其退速)."

천만다행이다. 남북대치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일촉즉발 상황에서 지난 22일 오후에 고위급 협상을 시작한 뒤 북한이 `유감표명`을 수용함에 따라 25일 새벽 협상이 타결됐다. 극적이다. 늘 시위를 당길 뿐, 화살은 쏘지 않는다. 정말 다행이다. 향후 남북관계에서 유념해야 할 고사가 아닐 수 없다. 충남대 국제화사업단 부장·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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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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