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경찰관의 권총 오발사고로 의경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고는 박모 경위가 검문소 생활관에서 의경 3명이 자신을 빼놓고 간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다 일어났다고 한다. 박 경위가 휴대하고 있던 권총의 원형(리볼버) 탄창의 첫 칸이 비어 있는 줄 알고 장난으로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발사됐다는 것이다. 경찰의 허술한 총기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총기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장난으로 총구를 다른 사람에게 겨누어서는 안 된다. 범죄자를 잡을 때에도 공포탄 등으로 먼저 경고하고 나서 최후에 총기를 쓰게 돼 있는데, 범죄자가 아닌 동료를 향해 총구를 조준했다는 것 자체가 직무규정 위반이다.

이번 총기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30년 가까운 경력을 지닌 베테랑 경찰이 총기관리 규정 오인 등 단순한 실수로 오발사고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경찰의 총기 관리 및 사용에 대한 교육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너진 기강을 바로세우는 것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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