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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시민도 공무원이다

2015-08-26 기사
편집 2015-08-26 05:17:51
 윤평호 기자
 news-yph@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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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정모니터·게시판 적극 활용 공공·비영리 조직에 재능기부 사회질서 지키기 등 솔선수범 공동체 삶 향상 시민성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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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년실업이 증가하면서 공무원 시험에 대한 인기가 드높다. 연령 상한이 없어진 탓에 9급 일반직이나 순경시험에 40대 후반의 지원자까지 찾아 볼 수 있다. 3수 이상씩 하는 분들도 꽤 많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분들에게 그 동기를 물어보면 많은 경우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라는 답이 단골처럼 나온다. 국가 내지 소속 공동체에 대한 봉사가 매우 가치 있게 여겨지는 이 때, 시민들 모두가 공무원으로 봉직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하면 약간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행정학을 공부하면서 '공무원만 공무원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다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품고 살아왔다. 공식적으로 시민이 공무원이 되는 길은 시험 등의 절차를 통해 공직에 입문함으로써 가능하다. 이것 말고도 오늘날 시민이 직업공무원이 아니면서 공무원의 성격을 가질 수 있는 경우는 바로 시민이 시민성을 발휘하는 때이다.

시민성(civility)은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도시에서 시민성은 도시공동체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시민들의 도시정부에 대한 참여적, 협조적, 순응적 활동들이다. 전통적으로 공무원만이 공공서비스를 생산한다고 생각하였지만 넓은 의미로 볼 때 시민성의 발휘가 사실상의 공공서비스 생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무원과 시민에 의한 공동생산이라는 개념도 성립됐다.

시민이 시민성을 발휘해 실질적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는 넓은 범위에 걸쳐 존재하는 시민참여에 적극 임하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시민들은 시정모니터 활동을 할 수 있고 시정 게시판에 각종의 문제해결을 촉구할 수 있으며, 반상회나 공청회 등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나아가 시민은 주민투표, 주민발의, 주민소환, 주민감사청구 등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공식적 제도운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 시민성을 발휘하는 다른 방식은 자원봉사 성격의 다양한 활동들에 참여하는 것이다. 시간과 재능을 공공조직과 비영리 조직에 기부하는 통상적인 자원봉사활동은 공공적 가치의 창출에 기여한다. 공무원들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수행되는 행정기관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공무원활동에 가장 근접한 시민의 활동이다.

이것 말고도 시민성의 발휘에는 시민의 의무 또는 도시정부에 대한 협조와 연관된 여러 활동들이 있다. 고장난 가로등 같은 공공시설의 불량한 상태에 대한 시민의 신속한 정보제공, 교통법규 위반. 쓰레기 불법투기 등에 대한 신고 등은 공공시설의 신속한 정상화와 쾌적한 도시미관의 유지에 매우 긴요한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지금 정부는 생활불편신고 앱을 배포하고 있다. 시민들은 모바일로 주변의 불편한 공공시설 상태를 각급 정부에 신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시민의 시민성 발휘 영역은 '시민적 행동의 권유'이다. 이것은 아직 학문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거칠게 개념화하면 '도시공동체 질서 위반자에 대한 경고·제지 활동 및 이러한 활동에 대한 동조·응원행위'를 의미한다.

우리는 도시 곳곳에서 수시로 질서를 위반하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하지만 이들에 대해 대부분 방관자가 되기 일쑤이다.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봉지를 아무 거리낌 없이 길에 버리는 아이들을 그냥 두고 보는 어른들이 많고, 버스정류장에서 아무 생각 없이 바닥에 침을 뱉는 사춘기 학생들을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만 보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성인들이 앞서의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아이들이나 청소년들, 그리고 성인들의 이러한 질서위반 행위에 대해 양식 있는 시민들이 시민적 행동을 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때 청소년들의 불량한 반응이 예상되는 경우 다수의 시민들이 같은 목소리로 그들을 질책하는 시민간의 유대와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 시민들이 시민성을 발휘할 때 우리가 사는 공동체는 더욱 살기 좋은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윤주명 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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