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의 무게는 46g을 넘어서는 안되며 직경은 4.3cm보다 작으면 안 된다.

골프볼에 대한 규정은 지난 1921년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 (R&A)에 의해 처음 도입됐는데 그 이유는 볼의 무게가 무거워지거나 볼 직경이 작아질 경우 공기저항이 줄어들며 비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부 비공인 골프볼 업체 중에는 지름을 1-2mm 줄이면서 무게도 1-3g 증가시켜 볼의 비거리가 높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 비공인 드라이버 헤드까지 사용할 경우 비거리는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함께 골프를 즐기는 누군가 이와 같은 편법을 사용한다면 이 경기는 불공정 게임이 된다. 아무리 아마추어 골퍼간의 경기라도 골프의 기본인 신사 정신을 지키는 것이 조금 더 긴 비거리보다 멋지지 않을까. 참고로 비공인 드라이버 헤드의 표면 금속 두께는 반발계수를 높이기 위해 공인보다 얇게 만든다. 따라서 공인보다 헤드의 수명이 짧다.

골프볼에 대한 규정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고 있는데 1976년에는 볼의 비거리와 굴러간 거리를 합한 전체거리에 관한 규정이 만들어졌다.

유명 프로골퍼 바이론의 이름을 따 만든 아이언 바이론 히팅 머신을 사용해 드라이버 헤드 속도는 109.1마일, 볼의 런치각은 10도, 볼의 백스핀은 2,520rpm(분당회전수)으로 골프볼을 임팩트 했을때 볼 전체거리는 280야드에 오차범위 +6%를 고려하여 296.8야드를 넘지 않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때 골프볼의 비거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볼과 측정온도는 섭씨 23.9도로 규정돼 오늘날까지 적용된다.

기술에 발달에 따라 1984년에는 비거리 제한이 조금 완화됐다. 기존 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골프볼을 임팩트 했을 때 전체거리가 296.8야드를 넘지 않도록 규정한 것. 하지만 골퍼들의 실력과 클럽, 골프볼의 성능향상으로 인해 규정과 현실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에는 드라이브 헤드 속력을 120마일로 올리고 골프볼 전체의 거리는 320야드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한 골프볼의 대칭성을 담보하기 위해 볼을 90도씩 돌려가며 타격했을 때 비거리 차이가 4야드를 넘어서는 안되며, 임팩트 이후 공중에 떠 있는 시간도 0.40초 이상의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이렇듯 오늘날 골프볼 제조업체들은 까다로운 규정하에 전체거리 320야드에 접근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4.3cm의 작은 골프볼에도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 존중하는 절제된 과학의 규정이 숨어 있다.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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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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