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많이 나서 훔쳐내다 보면, 땀이 튀는데 마치 비가 오는 것과 같다`라는 뜻으로, 요즘은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비유한다. 그러나 본래는 `휘한성우(揮汗成雨)`라고 했으며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비유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의 `내편(內篇)`에서 유래했다.

제(齊)나라 왕이 재상(宰相)인 `안자(晏子)`를 초(楚)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안자`가 키가 작다고 하여, 초나라 사람들은 대문 옆에 작은 문을 만들어 `안자`를 인도했다. `안자`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말했다. "개 같은 나라에 사신으로 간 사람만이 개구멍으로 들어갑니다(使狗國者, 從狗門入). 오늘 저는 초나라에 사신으로 왔으니, 이 개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영접을 담당하는 관리가 다시 인도하여 `안자`는 대문으로 들어가 초나라 왕을 만났다. 초나라 왕이 물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습니까?" `안자`가 답했다. "제나라의 수도인 `임치(臨淄)`에는 7500 가구나 삽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옷소매를 펼치면 하늘을 가려서 그늘이 생기고, 사람들이 땀이 나서 땀을 훔쳐내면 마치 비가 오는 것과 같고, 어깨와 발꿈치가 서로 닿고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많은데, 어찌 사람이 없냐고 하십니까?(張袂成陰, 揮汗成雨, 比肩繼踵而在, 何爲無人)" 초나라 왕이 말했다. "그런데 어찌 당신을 사신으로 보냈습니까?" `안자`가 답했다. "제나라는 사신을 보낼 때 각각 주관하는 바가 있어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군주에게 사신으로 보내고,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군주에게 사신으로 보냅니다. 제가 제일 못나서 할 수 없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오게 됐습니다."

`안영`은 키가 140cm도 안 되는 단신이지만 항상 국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군주에게 직언했고, 다른 제후국에 가서도 항상 당당하게 처신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외교라는 개념조차 안중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과연 우리는 미중일 등 강풍 속에서도 `균형`을 잡고 우리 길을 갈 수 있을까.

충남대 국제화사업단 부장·중문과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원세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