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미 초대전'=9월 20일까지 dtc 갤러리.

미국 텍사스에서 작업하고 있는 유상미 작가는 펠트를 이용한 레이저컷, 디지털 프린트와 석판화를 주재료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유 작가가 그동안 설치 작업에 사용한 레이저컷 펠트와 디지털 프린트들을 마치 음식의 재료를 소개하듯이 조각조각 나눠 전시공간에 선보일 예정이다.

각각의 재료들의 모습을 보면 연관성이 없는 패턴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모여진 조합과 색동을 연상시키는 컬러들은 작가가 주택이란 공간을 어떻게 형상화하는지를 드러낸다. 작가는 끝없이 이어지는 집들의 외곽과 평면도들의 실루엣을 모직 펠트컷을 이용해 늘어뜨림으로써, 기하학적인 원래 모습을 변형시키고, 그림자를 만들고, 이것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렇게 만들어낸 판화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집이 텅빈 실루엣처럼 환영인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보편적인 집의 형태를 의식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최찬식 'sorry-go-round'=9월 8일부터 10월 8일까지 갤러리 NUDA.

인생이라는 운행 시스템을 회전 목마로 빗대 자신의 삶을 찬찬히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최찬식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고급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회전목마 등 각양각색의 회전목마를 예술적인 감성을 더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작가 노트를 통해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인생이라는 운행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다"며 "누군가는 그 시스템을 완벽히 지배하며 운행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시스템에 지배당한 채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기쁨과 환희, 안녕과 추억의 회전목마를 한 발짝 물러나 길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얕은 등락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간격은 줄어들지 않으며 정해진 길만으로 안내하는 회전목마에 빗대어 온갖 허상으로 복종과 경쟁을 강요하는 우리네 삶의 굴레를 이야기 한다. 최 작가는 "회전목마라는 조그마한 경기장에서 눈 앞에 있을 욕망을 붙잡기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벌인다"며 "그 경기장은 화려하기도, 때론 보잘것 없는 초라한 공간일때도 있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누군를 위한 레이스인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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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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