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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비정규직은 사회적 '을' 인가

2015-08-12 기사
편집 2015-08-12 05:16:02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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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근로자수 절반 차지 고용안정·임금보장 불안 기간제 보호대책 한시적 차별 해소 구체방안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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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필자가 유학생 신분으로 일본체류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막 기지개를 켜는 개발도상국으로 분업화, 전문화, 선진화된 경제대국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이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와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통속적인 의미가 이해될 만큼 많은 이질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하나는 캠퍼스 잔디광장에 둘러앉아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들의 모습이었고, 다른 하나는 편의점과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학생들이 '점장'이라고 새겨진 명함을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건네주던 기억이다.

전자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스러운 문화로 사회도 인정하는 추세이지만, 후자는 아직도 우리에게는 생소하고 어색한 행동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인 성숙의 속성이다. 하지만 문화나 인식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정규직에 대한 이미지는 자부심보다는 어색하고 기피하려는 인식이 남아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 정서가 성숙(진화)되지 못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대국이 됐고, 선진국대열에 진입했음에도 '비정규직은 자랑스럽지도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근로자 유형이 아닌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때이다.

전체 근로자 수의 절반정도가 비정규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정규직을 선호하지 않고 자부심조차 갖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인 '을'유형으로 전락됐는지 살펴보자.

먼저, 우리 노동현장은 노동시간의 양으로 노동의 질을 파악하는 습성이 있다. 장시간 노동을 부추김과 동시에 비정규직(시간제 근로자 등)의 근무평가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관행이 있고, 잦은 초과근무와 갑작스런 업무지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정규직과의 차별금지, 공정한 승진기회, 현실성 있는 최저임금산정, 노동시간 선택권 등 비정규직 근로조건의 질적 향상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만일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했을 경우, 기존업무상 지위나 위신의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인사시스템의 부재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이 외 노동시간을 단축하기에 여전히 부족한 사회적 인프라, 여가시간보다 소득증가가 우선인 근로의 선호, 장시간 노동이 더 많은 소득을 보장하는 수당체계 등이 법제상 또는 단체협약상 보호되어 있지 않은 법과 제도적 현실구조, 고령화 사회를 맞아 다수의 고령노동자 층이 제조업, 서비스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입함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노령 층 빈곤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앞서 열거한 문제의 핵심을 요약한다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요구하는 것으로 크게 고용안정과 임금보장이 핵심과제인 셈이다.

이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고 홀대당하는 비정규직인 사회적 '을'이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사회, 그리고 기업들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였는 지 또는 방치했는 지에 대해 들여다 보자. 정부는 끊임없이 비정규직 대책으로 기간제 근로자보호 구제책으로 '고용 2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내놨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기간제라는 단어자체가 불안정, 한시적 고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어떻게 기간제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높일 수가 있겠는가. 오히려 기업들은 기간제 근로자 고용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순을 초래했다.

정부는 세대 간 복지정책의 불균형으로 노인복지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청년실업 등 대 다수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금지제도 및 복지에 좀 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유각근 선문대 법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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