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텅 비어" 돌연 포기, 대권 도전엔 여지 남겨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김태호 의원이 3일 돌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총선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 4월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강창희(대전 중구) 의원과 대구가 지역구인 이한구 의원(4선)이, 5월에는 비례대표인 손인춘 의원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접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견디기 힘든 세월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두려운 마음"이라며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음 선거에 출마를 고집한다면 자신을 속이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누구보다 지역구민 여러분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불출마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대권 도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스스로 변화없이 이런 모양으로는 오히려 국민께 누만 끼칠 수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철저히 자신부터 돌아보고, 미래에 걸맞은 실력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올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최고위원직 사퇴 여부와 관련해선 "더 성실하게 역할 하겠다"며 직을 수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최고위원은 광역의원(경남도의원)과 기초단체장(거창군수), 광역단체장(경남도지사)을 차례로 거쳐 여의도에 진출한 재선 의원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결국 낙마하긴 했지만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바 있고, 지난해 7·14 전당대회 때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었다.

정치권에서는 뜻밖이라는 분위기 속에 총선 공천 등에 여파가 미칠 지 예의 주시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된 이후 김 최고위원이 보여준 잇단 돌발 행동을 들어 불출마 선언을 폄하하는 기류도 엿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이 최근 국회의원 정수 문제 등으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데다 새누리당의 경우 당론으로 채택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여야 중진들의 거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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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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