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매출 작년 동기比 60%수준으로 뚝

"메르스 여파가 이정도 수준일 줄은 몰랐습니다. 콜이 너무 많이 줄었어요. 휴가철도 시작됐는데 정말 큰일입니다"

1일 오후 11시에 만난 대리운전 기사 정모(55)씨는 메르스의 후폭풍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이 피서를 떠나고 있어, 가뜩이나 얼어붙은 대리운전 업계가 더욱 위축될 것 같다며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정씨와 만난 대전 중구 복수동의 한 은행 앞에는 6명의 40-50대 남성들이 휴대전화를 붙들고 서성이고 있었다. 여성 1명도 함께 있었다. 정씨는 그들이 모두 콜을 기다리는 대리운전 기사라고 전했다. 콜이 많을 때는 하루 10건 이상은 거뜬해 기사가 몰릴 일이 없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이정도로 어렵진 않았다"며 "요즘은 하루 2-3건 하기도 어려워 기사들이 이렇게 몰린다. 기다리는 사람은 계속 기다리기만 한다"고 토로했다.

지역 대리운전 업계가 메르스 여파와 여름 휴가철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전지역 대리운전 업체인 A사에 따르면 지난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메르스가 유행하며 촉발된 매출 감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경찰의 한시적인 음주운전 단속 중지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특히 운전자들이 음주단속 중지를 계기로 음주 단속 현황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며 당연스럽게 음주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리운전 기사 장모(49)씨는 "메르스가 유행하기 전에는 10시부터 12시 사이에 음주단속을 1-2회 이상 받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지난달 10일부터 오늘까지는 단속을 딱 3번만 받았다"며 "요즘은 음주단속 앱을 활용하며 음주운전을 한다는데, 단속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단속이 적어졌다고 느끼는 것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의 음주 단속 횟수는 총 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시된 368건에 비해 32건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전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단속 횟수는 증가한 상태다. 단속이 감소했다고 느껴지는 것은 심리적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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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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