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그 길을 걷다 :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안희경 지음·이야기가있는집·448쪽·1만6800원

"인간은 마지막 물고기를 잡고서야 돈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예언처럼 문명의 종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고 있으며 2만여 개의 빙하 호수 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만년설의 경계선이 지난 50년 동안 180m나 올라갔고 곧 빙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국제통합산지개발센터는 경고하고 있다. 만년설이 모두 녹아내리면 아프가니스탄부터 미얀마까지 쓰나미가 휩쓸 것이다. 이런 대참사 이후에는 수원 부족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은 식량난에 시달릴 것이다. 그런데도 인도와 파키스탄은 무력을 동원해 영토 분쟁을 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불붙은 집인데, 그 위험에 등 돌리고 당장의 이윤과 성장만을 꽃놀이 패라도 되는 양 애지중지 들고 있다.

가히 인류문명의 위기라고 할 만하다. 이 위기를 헤쳐갈 방향에 대해 세계적인 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재미 저널리스트인 안희경이 펴낸 `문명, 그 길을 묻다`는 제레드 다이아몬드, 노암 촘스키, 제레미 리프킨, 지그문트 바우만, 장 지글러, 하워드 가드너 그리고 중국의 변화를 이끄는 원톄쥔과 스리랑카의 간디로 불리는 A. T. 아리야라트네 등 세계의 지성을 대표하는 11명의 석학들과 마음으로 소통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이와 같은 문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그저 희생양이 될 것인가, 아니면 500년 뒤 지구를 생각하며 행동을 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최대의 풍요를 누리는 세대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은 아마 지구에의 생존이 더 이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하나의 힘으로 귀결되는 세계화 속에서 500년 뒤의 지구를 구할 방법은 이제 개인의 몫이다. 개인이 움직여야 세계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간디라고 불리는 A. T. 아리야라트네는 인간을 중심에 두라고 말한다. 살아가는 목표가 돈, 권력, 지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가 아닌 `우리`라는 마음이 진실한 사회를 구현하고, 지구의 생존 가능성을 지속시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들로 가득차 있다. 대담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무거운 주제지만 결코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은 특히 평소 흠모했던 석학들의 글만을 추렴해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적인 석학 노암 촘스키와의 대담을 추천한다. 한반도의 통일이 왜 중요한지 설파하는 그의 주장은 차갑게 식어버렸던 우리 국민들의 피를 다시 끓어오르게 만들 것이다.

"한국이 통일되면 경제적으로 이득을 줄 거에요. 확실합니다. 남과 북은 굉장히 상호보완적입니다. 좋은 움직임이에요. 북한에는 광물자원과 많은 예비 노동인력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값싼 노동력을 취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통일을 바라봄에 있어 자원을 얻겠다는 의제로 다가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남한의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해요. 한국인의 품속에 묻혀 있는 열망을 회복시키는 보다 큰 차원의 꿈을 보여줘야 합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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