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거였다. 성장은 그말을 하고싶어 바위산 기슭 빈민마을 얘기를 한 것 같았다.

"알았어.내가 당장 그리로 가보겠어."

사리드 교수는 새로 고용한 '건 비어러'(총 운반인)을 데리고 그리로 떠났다.

교수가 새로 고용한 그 조수는 교수의 마음에 들었다. 군에서 제대한 예비역 하사관이었는데 키가 2m나 되는 건장한 젊은이였다. 그는 콧수염까지 달고 있었다. 사실은 스물이 좀 넘은 젊은이였다.

일반적으로 키가 큰 사람에게는 머리까지 피가 돌아가지 않아 바보나 멍청이가 많다는 얘기였으나 찬드러라는 그 젊은이는 그렇지 않았다.

본디 맹수사냥꾼은 총을 두 자루 갖고다녔다. 본총을 쏘고 난 다음에 사용할 예비총이 또 있었는데 '건 비어러'는 포수가 본총을 쏘면 얼른 예비총을 넘겨주는 일을 했다. 간단한 일이지만 비겁하거나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그 일을 못했다. 덤벼드는 맹수를 보고 그만 기겁하여 총을 들고 도망가버리는 사람이 많았다.

사리드 교수는 그 젊은이를 맞춤형 조수로 채용했고 또 그렇게 훈련시켰다.

교수는 칼날 길이가 30cm쯤 되는 날카로운 단검을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목에 두꺼운 소가죽으로 만든 목걸이를 감게했다. 표범의 아가리에서 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고 같은 이유로 왼쪽 팔목에도 그런 소가죽을 둘둘 말도록 했다.

급하면 그 팔을 표범의 아가리 속에 박아 넣고 단검으로 표범의 가슴팍 심장부분을 찌르도록 훈련시켰다.

다른 사람들은 그걸 너무 과한 훈련이라고 웃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사리드 교수는 표범이 다른 대형동물에게는 용감하게 덤벼들었으나 물소나 들소에게는 덤벼들지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소가죽이 너무 질겨 표범의 이빨이나 발롭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찬드러도 자기의 임무를 잘 알고 자신만만했다. 그는 가죽 목걸이나 팔찌가 없더라도 표범과 육탄전을 버릴 자신이 있었다. 그는 키가 2m였는데 표범은 몸길이가 1m가 되지 못했고 무게도 찬드러가 90kg이나 되는 반면 표범은 50kg밖에 되지 않았다. 표범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있다지만 그 자신에게도 도끼로도 쓰이고 수염 깎는데도 쓰이는 단검이 있지 않은가.

찬드러는 뭣보다도 만능의 두목을 믿고 있었다. 그의 두목은 100m나 되는 거리에서도 어김없이 표범을 쓰러뜨렸고 바람처럼 덤벼드는 표범을 바로 5m앞에서 쓰러뜨렸다. 그리고 그 두목은 약간 창백해진 얼굴로 뒤를 돌아보면서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사냥의 동반자에게 씩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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