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참나무에 햇빛 가려 고사 위기

김연아의 스케이팅 모습을 닯은 월악산국립공원의 이른바 ‘연아 소나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월악산국립공원 하늘재 탐방로에 있는 ‘연아 소나무’의 일부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연아의 스케이팅 모습을 닯은 월악산국립공원의 이른바 ‘연아 소나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월악산국립공원 하늘재 탐방로에 있는 ‘연아 소나무’의 일부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비엘만 스핀`피겨 동작을 닮아 유명해진 월악산국립공원 하늘재의 `김연아 소나무`(연아나무)가 현재 고사가 진행되는 등 방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이 곳을 찾는 탐방객들에 따르면 세 개의 큰 가지로 이뤄진 연아나무는 하늘을 향해 우아하게 뻗은 다리에 해당하는 가지에서 고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가지는 고사가 벌써 1년 넘게 진행되면서 제일 윗부분에서 1m가량이 이미 썩어 잘려 나갔고, 나머지 부분의 절반에서 껍질이 말라 벗겨지면서 변색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가지 끝의 솔잎이 마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지금껏 그대로 방치돼 가지 중반부까지 고사가 진행된 상태다.

고사가 발생된 원인으로는 연아나무 주변에 자라난 참나무가 지목되고 있다. 소나무보다 훨씬 성장이 빠른 활엽수인 참나무가 주변에 높이 자라면서 연아나무가 받아야 할 햇빛을 가리자, 연아나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일부 가지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와 충주시가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아나무 훼손을 우려한 사무소는 나무데크를 설치해 탐방객의 접근을 막고 있지만,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탐방객들은 전문가를 통해 고사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주변 참나무 정리와 필요하다면 이식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수안보면 주민 A씨(58)는 "5년 전 처음 만난 연아나무 사진을 가게에 걸어놓고 손님들에게 자랑하곤 했는데, 연아나무 가지가 부러져 마음이 아프고 만나기가 미안하다"면서 "이식수술 등 연아나무를 살려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립공원은 하늘재 주변이 소나무 같은 침엽수에서 참나무 등 활엽수 중심으로 바뀌는 천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연아나무`는 특이한 모양 때문에 그런 애칭이 붙었지만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종이 아니어서 특별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자연스런 생태계 변화를 인위적으로 거스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충주=진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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