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피부관리법

올해 여름 날씨는 웃다, 울기를 반복하는 세 살배기 어린아이처럼 종잡을 수 없다. 장마철이지만 세찬 비 대신 찔끔찔끔 내리는 빗방울로 감질 맛만 더하고 있다. 어쩌다 맑게 갠 하늘이 얼굴을 드러내면 기다렸다는 듯 뜨거운 햇볕이 내리쫴 눈살을 잔뜩 찌푸리게 만든다.

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으로 고온다습한 여름철 불쑥 찾아오는 피부 질환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습한 날씨, 피부는 청결하고 건조하게=여름철 빠르게 번식하는 곰팡이 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손과 발, 사타구니 등을 좋아한다.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백선균)은 생활환경, 면역 상태, 무좀균의 요인에 따라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며 피부병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무좀(백선)이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백선인 발 무좀은 주로 구두를 신고 일하는 직장인과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성인 남성에게 빈발하며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 그 중에서도 4번째와 5번째, 3번째와 4번째 발가락 사이다. 주요 증상은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 허옇게 되거나 갈라지며 각질이 벗겨지는 것이다.

무좀은 환자와 직접 피부를 접촉해 옮는 것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수영장 혹은 공중목욕탕과 같이 맨발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도 전염되기 쉽다. 발수건이나 슬리퍼 등의 신발을 함께 사용하면 옮을 수 있고, 특히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면역력 저하로 더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밖에서도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발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이 난 발은 찬물에서 씻고, 맨발로 지내는 시간을 늘리고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특히 신었던 신발은 햇볕에 말려 내부를 소독하는 것이 좋다.

사타구니에 생긴 백선인 완선은 습진이나 성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완선은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곰팡이로 인해 통풍이 안 되고 땀과 체액으로 축축한 사타구니 부위에 번식해 홍반과 극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며, 방치하면 피부의 색소침착과 엉덩이 등 체부백선으로 번질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완선을 예방하려면 씻은 후 사타구니를 잘 말리는 것이 좋으며 꽉 조이는 의류는 삼가야 한다.

◇태양을 피하고 싶어요, 강한 햇볕은 피부의 적=자외선은 일광화상 뿐만 아니라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탄력을 저하시키고 멜라닌을 증가시켜 기미, 주근깨 색소침착 등의 원인이 된다.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기미는 불규칙한 모양과 크기의 점이 특히 얼굴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색소침착의 깊이에 따라 병변의 색깔이 달라진다. 색소침착이 주로 표피에 있을 때는 갈색, 진피에 있을 때는 청회색, 혼합형일 때는 갈회색으로 나타나며 이 중 혼합형이 가장 흔하다. 주로 태양 광선에 대한 노출이나 임신, 경구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노화 등에 의해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갑상선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이 있는 경우, 화장독이나 접촉성피부염 발생 시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한번 생긴 기미는 쉽게 없어지지 않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평소 예방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빠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태양 광선을 차단하고 하이드로퀴논, 레티노이드, 스테로이드 등이 함유된 국소 도포제(바르는 약)를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시술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치료방법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주근깨는 햇빛에 노출된 부위의 피부에 주로 생기는 황갈색의 작은 색소성 반점이다. 주로 뺨이나 손등, 팔의 윗부분, 앞가슴, 등 위쪽에 발생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 요인이나 자외선에 의해 피부 멜라닌 세포가 자극을 받아 멜라닌 색소의 합성이 증가하여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 목적으로 레이저나 박피술을 시행해 주근깨를 제거할 수 있으며, 반복 치료로 상당한 호전을 보일 수 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은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레이저 시술의 경우 대개 1개월의 간격을 두고 반응에 따라 수회 반복 치료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도 여름철 흔한 피부질환=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2009-2013)동안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인원은 여름철인 7-8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은 특정 물질에 민감화된 사람에게만 원인 물질에 재차 접촉됐을 경우 나타난다. 피부염은 습하거나 더운 환경에서 쉽게 발생한다. 원인 물질로는 화장품의 향료, 방부제, 니켈, 크롬, 코발트 같은 금속, 살균제, 옻나무 같은 식물, 합성수지, 연고 등이다.

증상은 다른 피부염과 비슷한 가려움이 있는 붉은 반점이나 구진(발진)이 발생한다. 급성인 경우에는 물집이나 진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증상에 따라 적절히 치료하면 호전되는데 원인 물질에 접촉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급성기나 증상이 광범위한 경우 스테로이드 전신 투여와 국소도포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그 외에 가려움을 줄여 주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예방법으로 화장품 알레르기는 새로 사용할 경우 샘플을 소량 귀 뒤나 팔 안쪽의 민감한 피부에 발라 본 뒤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지 확인 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귀걸이, 목걸이 등 악세서리 착용 시 유의해야하며 바지 단추나 속옷에 붙어 있는 금속도 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막아 예방할 수 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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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병원 의사가 피부질환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을지대병원 의사가 피부질환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도움말=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도움말=이중선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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