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적 치료는 옛부터 인체의 정기를 북돋아 면역력을 높여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 흐름은 현대의 한의 암 치료까지 이어져, 인체의 면역을 활성화시키고 최종적으로 암을 억제하고 전이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인다.
그렇다면 한방 암 치료의 전과 후의 면역 활성화 상태를 측정할 수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검사법으로는 NK 세포(자연살해세포)의 측정을 들 수 있으며 이를 암 환자의 예후 모니터링에 사용하고 있다.
NK 세포란 인체에서 선천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이 세포는 암 세포 또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직접 죽이는 세포 독성을 나타내며, 다량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후천 면역을 매개한다. 따라서 NK 세포는 암에 대한 저항력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면역력 측정 지표로 활용된다. 다수의 암 환자에게서 NK 세포수가 정상이더라도 활성도가 건강한 일반인에 비해 세포 활성도가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방 암 치료는 NK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지난해 포르투갈 소재의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항암 치료 과정에 침 치료를 병용했을 때 NK 세포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했다. 2012년 중국에서 시행된 무작위 배정 실험에서는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구문초, 영지, 만삼, 당귀로 구성된 한약을 복용하였을 때 NK 세포 수의 감소를 방지해줬다. 또 여러 연구에서 인삼이 NK 세포 활성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활성화된 NK 세포는 암 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능동적으로 찾아 그들의 자멸사 또는 괴사를 유도한다. 즉 한방 암 치료는 암과 관련된 면역력을 향상시키며 이는 NK 세포의 활성도의 상승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치미병(治未病)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미 병이 든 상태에서 치료할 것이 아니라 병이 들기 이전에 치료를 하라는 의미이다. 암 뿐만 아닌 몸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NK 세포 활성도 검사는 면역력 측정 지표로 한방 암 치료 후의 면역력 향상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도와준다. 따라서 암이 발견되기 이전에 면역력을 확인해 병의 예후나 재발 가능성을 조기에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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