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22 대전 대흥동 아임아시아-태국식 볶음쌀국수

1989년 해외여행이 전면 자유화된 뒤 우리 입맛에도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여행객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동남아 음식을 접할 기회도 많아졌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동남아 음식 전문점들도 생겨났지만 국내에서 맛 본 동남아 요리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제대로 된 동남아 요리를 하는 맛집을 찾던 중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직접 요리를 하는 음식점 `아임아시아`(대표 김선주)가 눈에 들어왔다.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아임아시아의 대표메뉴는 팟씨유꿍은 새우가 들어간 간장 볶음 국수이다.

이 집 팟씨유꿍은 짭쪼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소스 맛과 쌀국수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숙주나물, 양파, 청경채 등 채소의 아삭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태국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우리 입맛에 딱이다. 쌀국수를 올리브유에 볶은 뒤 굴소스와 중국간장을 넣고 버무리는 만큼 자칫 느끼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담백하다. 살짝 볶은 채소의 아삭함이 기름기를 잡아준 탓이다. 이 집 팟씨유꿍 맛의 비결은 센 불에서의 빠른 손놀림이라는 게 베트남 출신 요리사 응우인티찐(한국명 송미선)씨의 설명이다.

팟씨유꿍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뜨겁게 달궈진 팬 위에 올리브유를 넣고 달걀 하나를 반숙으로 익힌 뒤 찬물에 3시간동안 불린 쌀국수면을 넣고 3분정도 센 불로 빠르게 볶는다. 이 때 손놀림을 빠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 빠르게 볶지 않으면 찰기가 있는 쌀국수면끼리 달라붙기 때문이다.

면이 보들보들할 정도로 볶아지면 양파, 청경채, 숙주 등 채소와 삶은 새우를 넣고, 적당량의 굴소스와 중국간장으로 간을 맞춘 뒤 1분 정도 더 볶으면 완성된다. 최근 동남아요리 전문점들이 늘어나면서 동남아요리의 가격이 1만원대 이상인 반면 이 집 팟씨유꿍은 9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다 양도 푸짐해 성인 남성의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팟씨유꿍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캄보디아 요리인 반차오다. 달걀 지단처럼 얇게 부친 쌀가루와 강황가루를 넣어 만든 피 위에 살짝 볶은 숙주나물, 당근채, 부추, 양파 등 갖은 채소를 올리고 그 위에 소금, 후추, 다진 마늘을 넣어 볶은 돼지고기를 고명처럼 올렸다. 깻잎이나 상추 등에 세 가지 재료를 싸 먹는 것도 맛있지만 생선액젓에다 레몬즙과 설탕, 다진 땅콩 등을 넣어 만든 소스에 찍어먹는 맛이 좋다. 채소에 기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담백하고, 강황의 은은한 향도 입안을 편하게 해준다.

△주소:대전시 중구 중앙로 130번길 24 △전화번호:042(223)6242 △메뉴:팟씨유꿍 9000원, 반차오 1만원 △영업시간:오전10시-오후9시(매주 월요일 휴업) △테이블 수:4인용 20개 △주차장:우리들주차장 또는 현대주차장 1시간 무료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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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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