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최대 관광지이자 대한민국 8대 사찰 중 하나인 직지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산채비빔밥이 유명해 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실제로도 김천의 산채비빔밥은 맛이 좋다.

하지만 김천의 참 맛집은 시내에 있다. 역사적으로 화교가 많이 머물렀던 김천이기에 가능한 곳이 `장성반점`이다.

화교가족이 대를 이어 60년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이 중화요리집은 쉽게 설명해, `동네 중국집(?)`이다. 하지만 그 맛은 동네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허름한 식당 내부로 들어서자 만감이 교차했다. 어린시절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찾아간 중국집의 향수와 더불어 마치 무협소설 속 객잔의 모습이 현실에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짜장면과 짬뽕이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중국음식의 양대 산맥인 만큼 그 맛이 특별하지 않으면 특출나게 보이지 않지만 장성반점의 그 맛은 어디 내 놔도 빠지지 않는다. 각종 야채를 춘장과 함께 담백하게 버무린 짜장면은 면발의 탄력이나 소스의 점도가 만점에 가깝고, 면과 소스의 조화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장성반점의 자랑은 냉우동이다. 요즘에는 원조라는 표현이 어디에나 붙어 오히려 해가 되기도 하지만 장성반점의 냉우동은 분명 이 곳이 원조라고 느껴진다. 우동은 본래 일본에서 유래된 따뜻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장성반점의 냉우동은 근본부터가 일본식 우동과는 다르다. 중국식의 겨자와 땅콩소스를 닭육수 국물에 섞어 차갑게 내온 장성반점의 냉우동은 첫 맛부터 입안 가득 알싸하면서 시원함을 전한다. 면발도 `탱탱`함이 유지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것 같다. 면발 위에 올린 오이와 채 썬 고기, 당근 등은 차가운 국물로 인해 아삭함과 쫄깃함이 살아있다.

겨자와 땅콩이라는 서로 다른 성향의 기초가 이만큼 잘 어울리기도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물감이 없다.

이름조차 밝히기 싫어하는 사장은 무심한 듯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지한 맛"이라며 "만들어놓거나 오래된 재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그 맛이 살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약 및 문의 ☎054(434)2186 △주소 경상북도 김천시 자산로 87-2 △차림표 냉우동 6500원, 짜장면 4500원, 짬뽕 5000원 등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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