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중 피 2·3루타 최저

이번 시즌 한화이글스의 기록 가운데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기록이 있다. 바로 10개 구단 가운데 상대타자들에게 3루타와 2루타를 가장 적게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화는 이번 시즌 77경기를 치르는 동안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단 1개의 3루타만 허용했다. 피2루타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가 이번 시즌 내준 2루타는 모두 115개로 공동 2위인 NC와 넥센(116개)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아직 시즌 중반이지만 피2루타 265개, 피3루타 48개를 기록하며 두 부문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2루타와 3루타 허용이 줄어든 것은 한화의 수비 그중에서도 외야수비가 단단해지며 상대의 진루를 그만큼 많이 차단했다는 의미다. 지난해에 비해 한화의 마운드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시즌 역시 피안타율 4위(0.268)과 피홈런 공동 6위(84개) 등 다른 지표는 중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라운드 기준 잠실 다음으로 넓은 구장을 갖고 있는 한화 마운드가 피홈런 부문에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이번 시즌 유독 적은 피3루타의 배경에 수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그 원인을 향상된 송구 능력에서 찾았다. 김 감독은 7일 "외야에서 들어오는 송구가 좋아졌다. 송구가 빠르면 자연스럽게 상대 주자들에게 한 베이스를 덜 내줘도 된다"고 설명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최대의 숙제로 꼽혔던 한화의 외야 수비가 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숨은 공신이었던 셈. 이와 함께 이용규의 복귀로 인한 외야 수비의 범위 확대, 전력분석을 통한 적절한 수비 시프트도 빼놓을 수 없는 전력 상승요인이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이용규가 중견수 자리를 지키며 상대적으로 코너 외야수들도 여유있게 수비를 할 수 있게 된 것. 덕분에 외야에서의 실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김정준 전력분석 코치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수비 시프트가 필요한 상황마다 적중하며 좀처럼 장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는 평균자책점, 타율 등 익숙한 지표들과 달리 눈에 잘 띄는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긴 암흑기를 벗어나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이번 시즌 한화의 상황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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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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