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식 대전시티즌 감독

대전시티즌이 지난 1일 성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원정 경기를 끝으로 파란만장했던 시즌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지난해 압도적 기량으로 챌린지를 석권한 대전은 자신만만하게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재도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개막전부터 이어진 부진은 끝 없이 길어졌고, 결국 대전은 시즌 도중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지난 5월 29일 최문식<사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전격 임명한 것. 한달이 흐른 지금 결과만 보면 감독교체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시원한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일 덕암 축구센터에서 만난 최문식 감독 역시 "요즘 대전 팬 여러분께 너무 죄송스럽다. 프로는 어떤 상황이든 팬 여러분에게 성적으로 말을 해야 하는데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가 아닌 경기 내용에 대한 평가라면 최 감독에게도 분명 할 말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문식 감독의 부임 이후 대전시티즌이 적어도 시즌 초반의 무기력한 모습이 아닌 `해 볼만 하다`는 메시지를 선수들과 팬들에게 줄 수 있을 만큼은 성장했다고 평가한다.

최 감독은 "결과는 불만족스럽지만 전반기 대전에서 보낸 한 달 동안 긍정적인 요소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비록 패했지만 홈에서 잡을 수 있었던 경기가 4경기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전력 누수가 조금만 덜했다면 해볼만 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길 수 있던 경기를 놓치며 쉽게 올 길을 어렵게 돌아온 것은 맞다. 하지만 가야할 길을 잃거나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문식 감독이 구상하는 리그 후반 대전시티즌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최 감독은 "일단 최우선 과제는 최하위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하위권 팀들과 3-4경기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지만 7월 이적시장을 통해 국내 선수는 물론 용병들까지 폭 넓게 선수단을 재편할 생각이다"라며 "구상한 스쿼드가 완성되고, 남은 경기에서 조금씩 따라잡으면 반전의 기회는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감독직을 맡았지만 프로 무대는 팬이 있고, 평가하는 누군가도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지금 `해볼 만하다`는 단계에 멈춰있다. 후반기에는 이 고비를 넘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팬과 선수들에게 심어주겠다"고 자신했다.

최문식 감독은 "대전하면 `테크닉의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관중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기술 축구를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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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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