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식 대전시티즌 감독
지난해 압도적 기량으로 챌린지를 석권한 대전은 자신만만하게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재도전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개막전부터 이어진 부진은 끝 없이 길어졌고, 결국 대전은 시즌 도중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선택했다. 지난 5월 29일 최문식<사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전격 임명한 것. 한달이 흐른 지금 결과만 보면 감독교체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시원한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2일 덕암 축구센터에서 만난 최문식 감독 역시 "요즘 대전 팬 여러분께 너무 죄송스럽다. 프로는 어떤 상황이든 팬 여러분에게 성적으로 말을 해야 하는데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가 아닌 경기 내용에 대한 평가라면 최 감독에게도 분명 할 말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문식 감독의 부임 이후 대전시티즌이 적어도 시즌 초반의 무기력한 모습이 아닌 `해 볼만 하다`는 메시지를 선수들과 팬들에게 줄 수 있을 만큼은 성장했다고 평가한다.
최 감독은 "결과는 불만족스럽지만 전반기 대전에서 보낸 한 달 동안 긍정적인 요소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비록 패했지만 홈에서 잡을 수 있었던 경기가 4경기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전력 누수가 조금만 덜했다면 해볼만 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이길 수 있던 경기를 놓치며 쉽게 올 길을 어렵게 돌아온 것은 맞다. 하지만 가야할 길을 잃거나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문식 감독이 구상하는 리그 후반 대전시티즌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최 감독은 "일단 최우선 과제는 최하위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하위권 팀들과 3-4경기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지만 7월 이적시장을 통해 국내 선수는 물론 용병들까지 폭 넓게 선수단을 재편할 생각이다"라며 "구상한 스쿼드가 완성되고, 남은 경기에서 조금씩 따라잡으면 반전의 기회는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감독직을 맡았지만 프로 무대는 팬이 있고, 평가하는 누군가도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지금 `해볼 만하다`는 단계에 멈춰있다. 후반기에는 이 고비를 넘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팬과 선수들에게 심어주겠다"고 자신했다.
최문식 감독은 "대전하면 `테크닉의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관중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기술 축구를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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