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첫 확진자 퇴원해도 남은 고통… 본보 전화 인터뷰

"슈퍼전파자라는 사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봉사활동도 하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지난달 30일 퇴원한 지역 첫 확진자인 A(16번환자·40)씨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 받은 감염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대전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이며 병실을 함께 사용한 환자들에게 메르스를 전파해 슈퍼전파자라는 오명을 쓴 A씨는 "최근에야 내가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감염됐다는 사실도 알았다"며 "고통스러워 많이 울었고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복용할 정도로 괴로웠다. 일부러 전파한 것은 아니지만 돌아가신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한달 간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한 A씨는 전화인터뷰를 통해 1일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퇴원한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던 A씨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는 "한달 가까이 입원해 있다 보니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다"며 "아내는 처음 입원할 때 내가 좋아질수도 있지만 사망할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힘들었다는 얘기를 해 미안했다"고 말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직후 충남대병원에 입원한 A씨는 자신의 병명을 알지 못했다.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1인실에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아 메르스에 걸렸다는 사실 조차 몰랐던 것.

특히 항생제 위주로 치료를 받다 보니 식사도 하지 못했다. 하나의 항생제를 써보고 몸의 변화 등을 체크한 뒤 호전되지 않으면 다른 항생제를 투여하는 날이 반복됐다. 결국 병원에 입원하기 전 78kg이던 몸무게는 63kg까지 감소했다. 갑자기 상태가 좋지 않아 의식을 잃기도 했던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2주일이 지나고 나서야 메르스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격리된 1인실을 나와 병실을 옮긴 뒤 대청병원에 함께 입원했던 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함께 있던 환자들 중 나 때문에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 그는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건강하게 퇴원해 제2의 삶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한 달 동안 떨어져 지낸 가족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걱정 많이 했던 주변지인들과 부모님들을 찾아 뵐 계획입니다." 인상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인상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