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호 시교육감 추진 의지에 동문회 강력 반발

대전시교육청이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국제고`로의 교명 변경을 두고 시교육청과 대전고 동문들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교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일 대전고 동문 등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저녁 대전고총동창회장과 기수별 이사 등 60여 명이 모여 연석회의를 열고 국제고 전환과 관련한 긴급임시총회 개최에 대한 의견을 모았으나 부결됐다.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에 대한 찬반을 묻는 안건에서는 `대전고 교명 유지`를 조건으로 연석회의 참석자의 과반수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시 명칭은 `대전국제고`로 가야한다는 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설 교육감은 지난달 29일 진행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시 교명은 `대전국제고`로 변경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국제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국제고 교육과정 도입과 함께 `대전국제고` 교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설 교육감의 설명이다.

대전고 동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대전고 동문은 "국제고 전환 시 학생 구성은 물론이고 교명과 교가 등 모든 것이 바뀌면서 기존의 대전고가 지니고 있던 정체성을 잃게 된다는 게 반대의견을 지닌 동문들의 주요 논리"라며 "국제고 전환에 찬성하는 동문들도 교명 변경 만큼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시교육청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전국제고` 명칭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명과 관련된 논란은 2014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대전과학고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과학영재학교 전환을 앞두고 학교 측이 `대전과학영재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위한 설명회와 찬반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동문과 학부모들이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교명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며 반발했다. 논란에 휩싸였던 대전과학고는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졸업생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 구성원 77%가 대전과학고의 교명유지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학영재학교 대전과학고로 최종 교명을 확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가칭 대전국제고로 국제고 전환이 추진되고 있으며 교육부의 정원 감축안의 수용 여부를 대전고 측이 결정해 오는 15일 이내로 회신해야 한다"며 "교명에 관한 부분은 대전고가 교육부 안을 받아들여 국제고 전환이 결정된 후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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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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