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등 총 249점 관리 이원화로 통계 제각각, 일부 기증 작품 출처 불분명… 혈세 낭비 지적도

천안시의 미술품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혈세를 들여 최대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작품 등을 구입해 놓고도 정작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세낭비 우려는 물론 일부 작품은 작가는 물론 작품명도 불분명해 미술품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1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문화 예술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오래전부터 지역 작가의 미술품을 구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시가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총 249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한국화 76점, 서양화 76점, 서예 53점, 조각 19점, 도자기 7점, 사진 14점, 공예품 2점, 기타 1점 등이다. 이 가운데 시가 구입한 작품은 88점이며 기증 128점, 관리전환 3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구입한 88점은 32억 93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으며 소장한 미술품 중 1억 원 이상의 고가품은 서양화 1점, 조각 9점으로 총 10점으로 이 가운데는 6억 원과 7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품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구입된 미술품은 본청 및 사적관리소, 천안박물관, 각 동 주민센터 등의 공간 미관 등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미술품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계과에서는 시가 보유하고 있는 전체적인 미술품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을 뿐 각 부서별로 취득한 미술품은 해당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다. 미술품 관리가 이원화돼 체계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작품은 작품명이나 작가도 모른 채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미술품 249점 가운데 20% 가 넘는 54점의 미술품이 출신 성분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조사돼 체계적인 작품 취득, 관리 방법이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시가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통계도 제각각이다. 시의 미술품 보유현황 자료에는 총 수량이 249점으로 나타나있지만 금액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등급별 미술품 현황에는 총 수량이 219점으로 30점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자료간 큰 차이를 보였다. 시가 미술품 구입이나 기증을 받아 놓고도 정작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인치견 천안시의회 의원은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구입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기증받거나 막대한 혈세로 구입한 미술품에 대한 시의 관리는 엉망"이라며 "미술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고 향후에는 시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전시회 개최나 공간 마련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통계가 다른 것은 각 부서에서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미술품을 등록하지 않아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작품명이나 작가 미상은 기증을 받은 작품이다 보니 출처가 불분명하고 구입한 미술품에 대한 관리는 구입한 해당 부서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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