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늘면서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이 5년 새 2배로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2014년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해외유입 감염병이 2009년까지만 해도 20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2010년 이후 약 350건이 발생했고, 2014년에는 400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국제교류와 해외여행 활성화로 여행객을 매개로 해외 감염병이 국내에 들어오고,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일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해외유입 감염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뎅기열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말라리아와 세균성 이질, A형 간염, 홍역 등도 주를 이뤘다. 감염병 주요 유입국가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80%를 넘었고 나머지는 아프리카 지역이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뎅기열 165건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주로 내국인이 동남아시아 해외여행을 갔다가 걸려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다. 홍역의 경우 해외에서 유입된 뒤 국내에서 2차 감염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442건이 발생했다. 전년의 107건과 비교할 때 4배 이상 는 것이다.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감염병의 국내 유입사례가 늘면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일례로 수막구균성 뇌수막염과 열대 지역에서 사는 모기가 전파하는 치쿤구니야 열병은 모두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신고된 감염병이다. 동남아를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해외여행과 국제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도 더 이상 해외 유입 감염병의 안전지대라 할 수 없다.

국가 차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나갈 때 해당 국가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반드시 예방접종을 하고, 현지에서는 음식을 익혀 먹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만일 여행 후 이상증세가 있을 땐 즉시 의료진에게 방문했던 국가를 알리는 등 감염 확산을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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