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늘어 악취 등 곤욕

[청주]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뒷산에 백로들의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악취와 깃털 등으로 학생들이 곤욕을 치르자 청주시가 민원 해결을 위해 팔을 걷었다.

청주시는 29일 청주 남중학교 뒷산(잠두봉)에 서식하는 백로의 개체수 증가로 전염병 전파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되자 서원구 보건소와 수곡1동 사무소를 통해 주 3회 급식실과 배수로 주변 등을 엄격하게 소독하기로 했다. 또 30일에는 자연보호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백로떼 서식지에서 정화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백로의 배설물과 부화 도중 죽은 새끼, 알껍데기 등을 치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로 새끼들이 한창 자라고 있는 시기여서 고사목과 잔가지는 제거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철새인 백로가 오는 9월께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청주 남중학교 뒷산 소유자인 청주교대, 조류 전문가들과 함께 간벌 등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곳에 백로가 날아든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처음에는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생태교육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올해 개체수가 급증하더니 700-800마리가 소나무숲 일대를 뒤덮었다. 이처럼 개체수가 늘자 청주 남중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는 배설물 냄새와 백로떼 울음소리가 소음 수준으로 커졌다. 뒷산과 마주 닿아 있는 급식실은 악취와 깃털 등의 문제로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이처럼 교육환경이 어렵다보니 학교 측이 청주시에 대책 마련을 요청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백로들을 임의로 쫓을 수는 없고 다음 서식지로 이동한 후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화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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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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