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분석·전망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6월 모의평가는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해 수능과 비교하면 국어와 영어는 쉽게 출제됐고 수학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국어 B형과 영어는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될 정도로 쉽게 출제돼 9월 모평과 실제 수능에서는 해당 영역이 6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전 제일학원의 도움을 받아 6월 모의평가의 채점 결과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

◇국·영·수 쉽고, 탐구 어렵고=지난 해 수능에서 국어B형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국어B형을 주로 택하는 인문계 학생들을 변별하는 기준이 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모평에서 국어B형까지 쉽게 출제되며 수학B형을 제외하고는 국·영·수 과목의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었다. 영역별 만점자가 국어A형 4971명(1.91%), B형 1만 2537명(4.15%), 수학A형 5723명(1.55%), B형 1822명(0.98%), 영어 2만 7213명(4.83%)에 달하는 만큼 세 과목의 변별력은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 영역별 만점자는 국어A형 3382명(1.37%), B형 280명(0.09%), 수학A형은 1만 250명(2.54%), B형 6630명(4.30%), 영어 1만 9564명(3.37%)이었다.

국어B형과 영어의 변별력이 상당히 떨어지면서 인문계 학생들은 수학과 사회탐구,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9월 모평과 수능에서는 국어B형과 영어 영역이 이번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탐구 영역은 과학탐구의 물리Ⅰ과 생명과학Ⅱ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과목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 수학, 영어를 쉽게 출제하는 대신 전체 과목의 변별력을 고려해 탐구영역의 난이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탐구 영역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에서 세계지리, 세계사, 법과정치, 사회·문화가 71점으로 가장 높고 생활과 윤리가 67점으로 가장 낮아 4점 차이가 난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Ⅱ와 화학Ⅱ가 77점으로 가장 높고 물리Ⅰ이 67점으로 가장 낮아 차이가 10점으로 벌어진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아랍어Ⅰ을 6693명이 선택했는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이었고 기초 베트남어는 5446명이 선택했는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76점으로 차이가 커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모평 따른 영역별 향후 전망=오는 11월 치러지는 수능에서는 수학A형의 응시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6월 모평에서 수험생 66.6%가 수학A형에 응시했는데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70% 가까이가 수학A형에 응시할 것으로 대전제일학원은 보고 있다. 한기온 대전제일학원 이사장은 "수능시험에서 수학B형에 응시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라며 "6월 모평에서 수학B형에 응시하여 5등급 이하를 받은 수험생들은 실제 수능시험에서 A형으로 바꾸어 응시할지 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모평에서 매우 쉽게 출제된 국어B형과 영어는 수능에서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탐구영역의 비중은 상당히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이 응시하는 과학탐구는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 정시 반영 비율이 30%에 육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과학탐구가 선택 과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사회탐구는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이 동시에 쉽게 출제되면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 늘어나나=올해 대학별 수시모집을 살펴보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곳들이 적지 않다. 특히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3과목 2등급을 요구하고 있으며 연세대 인문계는 4개 영역 등급합이 6, 자연계는 7을 요구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올해도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한기온 이사장은 "지난해의 경우 일부 대학은 지원 학생들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해 선발한 인원이 상당히 많았다"며 "올해도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 때문에 각 대학들이 수시모집 정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이어 "6월 모평 출제경향과 난이도는 오는 11월 12일 시행되는 수능시험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능 공부에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며 "모의평가 채점결과는 수시모집 지원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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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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