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성 위협하는 요실금

요실금은 중년 여성들만 걸리는 질환이라는 인식은 대표적인 요실금에 대한 오해다. 요실금의 원인이 출산 및 노화 등으로 알려져 있고, 주로 중년여성이 요실금 속옷이나 위생용품 광고모델로 등장하고 있어 여성질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요실금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립선 비대증을 앓는 남성의 경우 `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남성 요실금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아, 증상 시 환자가 느끼는 당혹감이나 심리적 문제도 심각해 주의가 필요하다. 말 못할 남성들의 고민에 대해 김세겸 비뇨기과의 김세겸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남성 요실금환자 수 매년 7%씩 증가=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보게 되는 현상이다. 남성에서 나타나는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참지 못하다가 속옷에 소변을 묻히는 증상이다. 여성 요실금은 80-90%가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으로 기침, 재채기, 줄넘기를 하거나, 심할 경우 걸을 때도 소변이 새는 증상인데 주로 분만이나 부인과적 수술 후 골반근육의 약화에 의해 나타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남성의 절박성 요실금은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중·장년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소변보는 횟수가 잦거나 잔뇨감이 남는 등 다양한 배뇨 장애와 함께 찾아온다.

전립선 비대증은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눌러 다양한 소변 장애를 일으키는데 절박성 요실금도 이 때문에 나타난다. 그 외 주요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다. 하루 평균 4-5회였던 소변보는 횟수가 8-10회까지 약 2배 이상 증가한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야뇨, 소변의 줄기가 약해지거나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복압배뇨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와 남성 호르몬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60대는 60-70%, 70대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남성에게서 발생한다. 최근에는 고령화로 인해 매년 환자 수가 7%씩 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00만 명 이상에 달했다.

◇환자 42% 우울증 호소하는 등 심리적 타격=요실금에 걸릴 경우 전립선의 비대로 인해 요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소변을 내보내기 위해 방광이 무리하게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과민성 방광이 되고 이런 경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급박한 방광수축 현상이 일어나 발생하게 된다. 미리 대비하더라도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삶의 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장년에서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배뇨 기능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타격이 자신감 결여, 사회생활 방해는 물론, 우울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 증상이 있는 남성환자 42%는 우울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생활 방해도 다양해 갑작스러운 요의 현상으로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장거리 운전 등에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잦은 요의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대인 관계에 영향을 받기 쉽다. 이러한 일상적인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소변을 억지로 참는 경우도 있는데 반드시 피해야 한다.

방광이 과도하게 늘어져 전립선에 더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보다 일상 속 노력을 두 배로 기울여야 한다. 탄산, 커피 등의 카페인 음료는 이뇨현상을 촉진하고 방광을 자극해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식습관을 바로잡아야 하며, 잦은 음주는 전립선의 염증과 부종을 유발하므로 자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립선 비대증은 개인마다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므로 빈뇨나 요실금 등 평소와 다른 배뇨장애 증상이 보이면 빠른 시간 내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방치 시 급성 요폐 등 치명적 합병증 유발할 수도 있어=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은 조기진단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오랜 기간 방치하면 요도염, 방광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고 성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증상을 보이는데, 치료를 한 후에도 신장이 회복되지 않아 신부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로 치료 가능하지만 요로 감염, 혈뇨, 요폐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약물만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수술 치료까지 고려해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요실금 등 다양한 배뇨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개선 될 수 있어 비교적 간단한 치료가 가능하다. 경구용 약은 식사와 관계 없이 하루 한번 한 알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바쁜 남성들도 간단하게 치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됐다고 약을 끊으면 또 다시 전립선이 커질 수 있으므로 6개월 이상 꾸준한 복용과 전립선 크기에 관한 관리가 필요하다.

김세겸 원장은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요실금 등 다양한 소변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면 자신감 저하, 우울증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며 "카페인 음료나 술을 최대한 줄이면서 경구용 약 등으로 꾸준히 치료한다면 소변 기능 이상 등을 개선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희진 기자

도움말=김세겸 비뇨기과 김세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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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겸 비뇨기과 김세겸 원장이 요실금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김세겸 비뇨기과 제공
김세겸 비뇨기과 김세겸 원장이 요실금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김세겸 비뇨기과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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