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저(캐스 R. 선스타인·리드 헤이스티 지음)=왜 굴지의대기업들이 실패할 것이 한눈에 보이는 제품에 사운을 걸고, 성공적이지 못한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는 것일까?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넛지`의 저자, 캐스 R. 선스타인이 이번에는 집단의 실수를 최소화하고 `똑똑한 개인을 넘어서는 똑똑한 집단(wiser)`을 만들 해결책을 제시한다. `와이저`는 집단의 리더와 구성원이 그들과 관점이 다르거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침묵하게 만드는지, 왜 낙관적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논의를 벌이면 더욱더 낙관적 결론만 내리게 되는지, 왜 맨 처음 말을 꺼내거나 행동에 나선 사람에게 나머지 구성원들이 무작정 동조하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의 점화, 조직 성공에 따른 보상, 악마의 변호인과 레드팀 구성, 델파이 기법 등 직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조직 내 숨겨진 정보를 끌어내고 현명한 조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위즈덤하우스·312쪽·1만5000원

◇민중만들기(이남희 지음)=`민중 만들기`는 이른바 민중 운동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지식인과 대학생에 관한 책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민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만들어 내고, 민중에 대해 어떤 논쟁을 벌였으며, 민중에 대한 자신들의 고민을 어떻게 실천했는가를 다룬다. 민중운동에서 운동권이 가지고 있던 중심적인 문제의식을 `역사 주체성의 위기`로 파악하고 이를 짚어본다. 민중운동을 대항 공론장으로 개념화하고, 1980년대 노동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자와 지식인 사이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 후마니타스·524쪽·2만5000원

◇수학이 불완전한 세상에 대처하는 방법(박형주 지음)=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지난해 `2014 ICM`을 성공적으로 이끈 수학자 박형주 POSTECH 교수의 수학 강연을 글로 풀어 모았다. 뇌과학자로도 잘 알려진 KAIST 정재승 교수가 함께 기획했다. 소통의 불완전함을 보완해주는 코딩이론과 무작위한 현상의 이면을 읽어낼 수 있도록 돕는 확률, 무질서한 세상에서 질서를 파악하게 해주는 프랙탈을 주제로 수학이 어떻게 불완전하고 거친 세상을 다루는지 3번에 걸쳐 강연한다. 수학을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흔히 던지는 `수학을 대체 왜 공부해야 하지?`,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는거야?` 라는 질문에 대한 선명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 해나무·232쪽·1만2000원

◇동시(서른 명의 시인)=한국의 1만 여편에 이르는 동시 중 33편의 수작을 선정한 동시집이 나왔다. 동시집이지만 어린이 보다는 어른에게 더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 더 많이, 더 크게, 더 싸게. 이런 기존의 `좋은`, `착한` 편견을 깨고 책 한 권의 반쪽 면을 그저 여백으로 비워둔 시집이다. 시를 읽고 책장을 넘기는 순간 또 다른 시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밀고 들어오지 않도록, 책장의 다음 페이지를 고스란히 비워 둔 배려가 신선하게 다가 온다. 생각이 머물러도 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적거나 그려 넣어도 누가 탓 할 것 같지 않은 그런 책이다. 빈 책장을 빠르게 다음으로 넘기지 말고 부디, 시가 전하는 사유를 자유롭게 펼쳐보라는 권유가 간절하다. 커뮤니케이션북스·144쪽·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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