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돌에 새긴 사랑 도학회 지음·종문화사·368쪽·1만5000원

부석(浮石)은 돌이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이다. 이 명칭을 사용하는 절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무량수전으로 유명한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와 또 하나는 충남 서산 부석면 도비산에 있는 부석사이다. 절 이름 부석과 관련된 내용은 옛날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중국에 화엄종을 배우기 위해 갔다가 중국 아가씨 선묘낭자를 만나서 만들어진 사랑의 전설이다. 그러면 어디가 진짜이고 가짜일까?

작가 도학회는 충청남도 서산에 위치한 한서대학교에서 10여 년간 중국유학생들과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산 부석사를 배경으로 과거 의상대사와 선묘낭자의 이야기를 불교의 윤회론을 빌려 오늘날의 한국 스님과 중국 아가씨의 사랑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 금정이 당나라 꿈을 꾸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과거의 의상대사의 이야기를 모방한다. 글의 전개는 주로 여러 곳을 여행하는 형식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여행의 과정을 통해 주인공 자신이 이야기 속에 투입되고 각 여행지의 특성들을 통하여 금정과 유향의 내적인 관계를 풀어가고 있다. 여행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으로도 이어지며, 이 여행의 과정이 작가 자신이 중국학생들과 직접 답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므로 매우 사실감을 주고 있다. 작가는 본업이 조각가이다. 하지만 조각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최근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어보면 마치 현장을 보는 듯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그리고 소설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그가 조각가로서 이루고 싶은 여망을 소설의 결론 화엄탑을 건립하는 것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의 글을 보면 조각가가 아니고 전문 소설가가 아닌가 하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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