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부모가족지원센터 '한아름'

 지난해 12월 한부모가족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여민회 제공
지난해 12월 한부모가족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전여민회 제공
"우리 사회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 분들이 한부모 여성 가장입니다."

한부모란 배우자와의 사별·이혼·유기 등의 이유로 18세(취학 중인 경우 만 22세) 미만의 자녀를 혼자서 양육하는 부 또는 모의 가족(미혼모가족, 조손가족 포함)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한무보 여성 가장의 경우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양육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대부분의 한부모 여성 가장들이 빈곤과 고용불안,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견디고 있는 한부모 여성 가장들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차원에서의 작은 움직임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작은 움직임의 주인공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대전여민회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한부모가족지원센터 `한아름`이다.

한아름은 한부모가족의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및 사회환경 조성과 네트워크 구축으로 한부모가족 지원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한아름의 결성과 활동에 많은 노력을 한 대전 여민회 장현선 공동 대표는 "2008년 한국여성재단이 주축이 돼 생계가 어려운 한부모 여성 가정을 대상으로 500만 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해주는 `캐쉬 SOS` 사업을 한 적이 있다"며 "이때 대전도 사업에 동참하면서 많은 한부모 가장들을 만나게 됐고 그분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많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한부모 여성 가장을 위한 모임을 만들어 창업지원 프로그램 `희망가게`를 운영하는 등 상담과 창업지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한아름은 2014년 12월 정식으로 문을 열게 됐고 지금은 대전 여민회 활동가들 중 안명희, 박희정 두 활동가가 센터를 맡아 전화상담과 자조모임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장 공동대표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한부모 여성 가장의 인구수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전 또한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경력단절과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 그로 인한 자존감 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부모 여성 가장의 대부분은 청소용역, 단순 서비스업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며 "일을 해도 점점 커져만 가는 양육부담과 벗어날 수 없는 빈곤의 굴레로 인해 삶의 의지를 잃고 있는 분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센터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펼치는 사업은 한 달에 1번씩 한부모 여성 가장들이 모여 자신들의 얘기를 서로 나누는 자조모임이다. 모임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고 집단 심리치료를 받으며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또 연 초에 특정한 주제를 정해 1년 동안 그 주제에 대한 교육을 통해 한부모 여성 가장의 역량 강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장 공동대표는 현재 `한부모 가족지원법`이 제정돼 있기는 하지만 이는 미혼모의 산전후 회복과 임시보호의 기능을 갖춘 긴급구호 차원에 머물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한부모가족이 노동시장에 진입했을 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양육의 부담에서 벗어나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남편의 폭력에 의한 이혼의 경우 양육권을 얻는 대신 위자료, 양육비 등을 포기하는 사례를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설립해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제도적으로 필요한 조치들이 많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장 공동대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한부모 가정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선을 하루 빨리 거둬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편모, 편부라는 말을 사용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런 단어는 한부모 가정을 비하하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한부모의 `한`은 크다, 완전하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는 만큼 한부모 가정이 완전한 가정으로서 사회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등과 평화, 소통과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며 성평등한 대안사회를 꿈꾸는 대전여민회는 1987년 창립 이후 여성운동과 민주운동, 그리고 공동체운동을 지향하며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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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여민회 한부모가족지원센터 '한아름'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신웅 기자
대전여민회 한부모가족지원센터 '한아름'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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