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18 대전 용두동 뽀뽀분식-냉콩칼국수

낮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푹푹 찌는 날에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냉콩국수다. 대전에 입소문난 콩국수 집들은 많다. 땅콩가루랑 물 한 방울 섞지 않고 콩 100%로 만들었다느니, 서리태로 만들었다니느 업소마다 최고의 콩국수 맛을 자랑한다. 하지만 난 여름철만 되면 냉콩칼국수를 먹기 위해 가는 맛집이 있다. 대전시 용두시장 안에 위치한 뽀뽀분식(대표 김기권)이다. 상호명이 분식집이라고 얕보면 안된다. 이 자리에서만 30년동안 장사했고, 여름철만 되면 냉콩칼국수를 먹으려는 단골들이 줄을 잇는다. 이 집 냉콩칼국수는 5월부터 9월중순까지만 맛볼 수 있다.

이 집은 물도 넣고, 땅콩이랑 참깨도 들어간다. 한마디로 100% 콩국수는 아니라는 소리다. 그런데도 수 많은 맛집을 놔두고 이 집을 냉콩칼국수 맛집으로 선정하는 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이유는 딱 하나다. 면발과 콩물, 그리고 새콤한 깍두기가 완벽한 삼박자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8시간정도 찬물에 불린 메주콩을 10분 정도 삶은 뒤 5분간 뜸을 들인다. 주인장 말로는 뜸 들이는 게 콩물의 맛을 좌우하는 비법이란다. 뜸을 제대로 들이지 못하면 설익어서 콩비린내가 나고, 많이 익으면 메주냄새가 난단다. 삶은 콩을 멧돌식 기계에 갈 때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약간의 땅콩과 참깨를 넣는다. 국물이 걸쭉해지면 입안이 텁텁해지기 때문에 먹기 좋은 농도를 맞추기 위해 적당량의 물을 넣는다.

이 집 냉콩칼국수의 간은 3년 묵은 천일염으로만 한다. 적당량의 천일염을 넣고 휘휘 저은 뒤 콩국물을 후루룩 마시면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적당한 콩물의 농도는 목을 타고 넘어갈 때 부드럽다. 고소한 땅콩 맛과 담백한 콩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차가운 콩국물이 적당히 밴 칼국수 면발은 그 어떤 집에서도 맛보지 못한 쫄깃함이 대단하다. 천일염과 물을 넣어 2시간 동안 치댄 반죽을 하루동안 냉장보관을 한다. 쫀득해진 반죽을 밀대로 밀어 탄력을 더 높다. 끓는 물에 5분 정도 삶은 면을 곧바로 찬물에 담가 손님상에 올린다. 고소한 콩물에 쫀득한 칼국수 면발, 거기에 새콤한 깍두기를 올려 먹으면 왜 이 집 냉콩칼국수를 최고로 치는 지 금세 안다.

오로지 주인장 부부의 손길과 정성만으로 만들어지는 냉콩칼국수와 곁들여 먹기를 권하는 메뉴는 김밥이다. 이 집 김밥 재료는 달랑 단무지, 달걀지단, 부추, 당근, 맛살 등 5가지다. 참기름과 천일염을 넣어 비빈 밥에 5가지 재료만을 넣어 만든 김밥은 냉콩칼국수를 먹을 때 맛있는 반찬을 먹는 느낌이다.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고 다 맛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집 김밥이 증명해준다.

△주소:대전시 중구 계룡로881번길 44(중구 용두동 13-18) △전화번호:042-254-4538 △메뉴:냉콩칼국수·냉콩국수 5500원, 비빔칼국수 5000원, 잔치국수 4000원, 김밥 3000원(두줄) △ 영업시간:오전10시부터 오후8시까지(매주 일요일 휴업) △주차:전용주차장 없음. 용두시장 주변 도로에 주차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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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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