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17 충북 옥천 강촌가든-메기구이

"메기도 구이를 해 먹어요?" 수 년전에 지인이 충북 옥천에 메기구이 맛집이 있다고 할 때 내 귀를 의심했다. 민물장어도 아닌 메기로 구이를 해 먹다니. 메기라고 하면 민물매운탕 재료쯤으로만 생각하던 나에게 메기구이는 항상 머리 속 한 켠에 궁금함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몇 개월 전에 그 지인이 이 번에는 꼭 한 번 가서 맛볼 것을 권했다. "내 입맛에는 장어보다 훨씬 맛있어"하면서 말이다. "주인장 성격이 워낙 독특하니 자존심은 빼놓고 가는게 좋아"라고 한마디 곁들였다.

아름다운 금강의 물줄기가 굽이 돌아가는 강가에 자리한 강촌가든(대표 최병호), 한 자리에서만 25년째 메기구이 하나의 메뉴만 고집하고 있다. 메뉴판을 보니 기본 주문량(2인)이 1.5㎏이다. 접시에 담겨 나오는 메기의 모습을 보니 싱싱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매운탕에 들어가는 메기보다 사이즈도 크다. 대략 35-40㎝ 정도 되는 큰 사이즈라 그런 지 살도 도톰하다. 진한 흑갈색의 껍질은 윤기가 나고, 속살은 연한 분홍빛을 띄고 있다. 주인장이 "냄새를 맡아보라"며 접시를 코에 들이민다.

"살아있는 메기를 즉석에서 잡아 손님상에 올리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물고기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것은 싱싱하지 않다는 증거다. 그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 각종 양념을 넣는 것이다."

주인장이 직접 메기를 구워준다. 그 이유는 딱 하나.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온 손님들이 최상의 메기 맛을 즐기게 하기 위함이다. "1만원을 내고 1만원 어치를 먹고 가야지, 1000원 어치를 먹고 가면 안되잖아요."

주인장 허락(?) 없이는 메기구이에 손도 대지 못한다. 불판에서 메기가 놀놀하게 구워질 때까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다. 입안을 헹구면 메기구이의 식감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불판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놀놀하게 구워지는 메기를 보고 있노라면 군침이 돈다. 메기 껍질에서 나오는 노란 기름은 마치 들기름을 발라놓은 듯 식욕을 자극한다. 노릇하게 잘 익은 도톰한 메기구이 한 점을 양념장에 푹 찍어서 먹으면 의외의 맛에 놀란다. 민물장어보다 훨씬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집고추장에 감초, 인삼 등 8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양념장은 짜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참으로 오묘한 맛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메기구이의 맛을 양념장의 담백함이 잡아준다. 양념장에 푹 찍은 메기구이를 너 덧 점 먹고 나면 그제서야 주인장이 동치미 국물을 맛보는 것을 허(?)한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동치미를 한 수저 딱 떠먹으면 "캬~"소리가 절로 난다. 주인장의 아내가 직접 담근 동치미는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주소:충북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 329번지 △전화번호:043(731)5959

△메뉴:양식메기 3만4000원(1㎏), 자연산 4만3000원(1㎏). △테이블 수:4인용 12개 △영업시간:오전11시30분-오후7시(매주 월요일 휴업) △주차공간:10대 정도 동시주차 가능한 전용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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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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