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 명산 16좌 원정대 - 16 계룡산

 산행 참가자들이 녹음이 우거진 산속을 오르고 있다.  빈운용 기자
산행 참가자들이 녹음이 우거진 산속을 오르고 있다. 빈운용 기자
작년 2월, 청양 칠갑산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은 수줍은 봄 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5월, 공주 계룡산 중턱에서 바라본 세상은 봄의 절정 속에서 모든 것이 푸르고 선명했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대망의 열여섯 번째 산행이 지난 22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에 위치한 계룡산 국립공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아침 일찍 계룡산 국립공원 주차장에 집결한 1900여 명의 원정대들은 차 한잔에 담소를 나누며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무대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날은 작년 2월 28일 첫 산행 이후 16번의 산행에 대한 경과보고회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경과보고회는 네팔 지진 피해자 및 산악인 희생자를 위한 엄숙한 묵념을 진행한 뒤, 경과보고, 16좌 완등자 기념품 증정, ㈜밀레 장지인 전무와 엄홍길 대장, 그리고 명규식 공주부시장 등의 인사말 순서로 진행됐다.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행사는 94년 전통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주최·주관하고 충청권의 대표 신문인 대전일보와 대한민국 유일의 산악문화 채널 마운틴TV 후원으로 2014년 2월 28일 청양 칠갑산에서 첫 산행을 시작해 마지막 계룡산 원정까지 1만 8600여 명이 참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16번의 명산을 다녀왔음에도 사고 한 번 없이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된 것은 아름다운 우리의 산을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주)밀레 장지인 전무는 "1년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행사에 동참해준 원정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네팔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다 오늘 행사를 빛내기 위해 잠시 귀국한 엄홍길 대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내빈 인사말 이후 엄 대장이 16좌 완등자에게 기념품을 수여했다. 기념품을 받은 이들은 대전에 거주하는 최경태 씨와 공주에 거주하는 유영자씨, 그리고 충주에 거주하는 최기순 씨 등 모두 3명으로 이들에게는 엄 대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산악 모자가 기념품으로 수여됐다.

최경태 원정대원은 "16번 엄 대장님과 함께 한국의 명산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시즌 3 행사가 시작되면 그때 다시 함께 할 계획으로 그때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좀 더 많이 갖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과 보고회를 마치고 원정대들은 마지막으로 엄 대장과 단체사진을 찍은 후 문골삼거리에서 큰배재를 지나 남매탑에서 인증도장을 받은 후 동학사와 일주문을 거쳐 다시 계룡산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 4시간의 산행에 들어갔다. 충청지역 사람들에게 있어 계룡산(鷄龍山)은 하나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봉인 천황봉(天皇峯)에서 연천봉(連天峯), 삼불봉(三佛峯)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 볏을 쓴 용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계룡산은 특히 풍수지리상 우리 나라 4대 명산으로 꼽힐 정도로 땅의 기운이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계룡산 산행은 동학사를 지나 남매탑에 오른 뒤 장군봉과 삼불봉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 산행은 시간을 고려해 남매탑에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문골삼거리와 큰배재를 지나는 코스를 선택했다. 꽤 가파른 오르막으로 시작되는 이 코스는 산행 내내 왼쪽 골짜기 아래의 계곡에서 흐르는 물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기분이 매우 상쾌했다. 또 적당히 땀을 흘리기에 알맞은 경사를 지니고 있어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남매탑으로 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은 찬란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햇살이 너무 좋았다. 때문에 자외선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산행 내내 나무 그늘이 펼쳐져 있어 그런 걱정 또한 덜어주었다.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해야 할 시점에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 그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소리 등 자연의 교향곡을 들으며 발걸음을 가볍게 옮기다 보니 청량한 목탁 소리와 함께 독경을 읊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남매탑에 거의 가까워진 것이었다. 남매탑은 마침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있어 불교신자들의 소망이 담긴 연등이 매달려 있었다. 원정대들은 남매탑 벤치에 잠시 쉬며 가져온 도시락을 맛나게 먹고 남매탑을 돌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경건하게 기원하기도 했다.

남매탑은 충남 지방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있으며 신라 성덕왕 때 스님과 처녀가 의남매를 맺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어 `오뉘탑`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매탑에서 휴식을 취한 원정대들 중 더러는 장군봉에 오르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원정대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동학사를 향한 하산 길에 나섰다.

1시간 정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으니 어느 새 동학사가 성큼 발 앞에 다가와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강원으로 손꼽히는 동학사에도 부처님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해보였다. 동학사를 지나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길게 음식점들이 이어져 있고 음식점 마다 고소한 빈대떡 냄새가 솔솔 풍겨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산행을 마치고 엄 대장은 "오늘로써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시즌 2는 마치지만 앞으로 다시 시작될 시즌 3에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끝-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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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열여섯 번째 산행에서 참가자들이 계룡산 남매탑에 올라 엄대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빈운용 기자
22일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주)밀레가 주최하고 대전일보사가 후원하는 '(주)밀레-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한국명산 16좌 원정대' 열여섯 번째 산행에서 참가자들이 계룡산 남매탑에 올라 엄대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빈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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