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아닌 모든 것(이장욱 지음)="저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소설은 문득 도착해 있습니다". `고백의 제왕` 이후 5년 만에 묶어낸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확신 너머의 진실과 포착되기 어려운 삶의 틈에 주목한다. 작가는 단편 소설들을 통해 일관 되게 삶을 배회하면서 곁에 있던 사람들의 기억을 되짚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유정 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 작가상, 이효석 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 본심에 올랐거나 최고상을 수상한 `절반 이상의 하루오`, `우리 모두의 정귀보` 등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문학과지성사·292쪽·1만 2000원

◇예외(강상중 외 지음)=9명의 저자들은 정치, 경제, 철학, 역사,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들로 `예외`라는 현상과 그 본질에 대해 면밀히 탐구한다. 그들이 펼치는 사유의 스펙트럼은 넓고 다양하다. `예외`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사유를 전개하는데, 각각의 글이 모여 지금 우리 시대를 읽고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의 윤곽을 그려내게 해준다. `예외`에 관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아홉 편의 글을 읽음으로써, 독자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사유를 새롭게 구성해 지금 이 시대를 다채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사회 이슈를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성찰의 순간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324쪽·1만 5000원

◇세계의 깊이(김우인 지음)=고타마 싯다르타는 열반했지만 그가 가르쳐준 진리는 남아 있다. 그는 과연 불교라는 `종교`를 창시하려 했을까? 붓다에게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종교라는 관념이 있었을까? 붓다가 진정 원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종교학, 철학, 신학 등을 공부한 인문학자 김우인은 `세계의 깊이`에서, 물질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정신적이고 영적인 세계에 더욱 목말라하는 이들을 위해, 불교가 인간과 세계의 깊디 깊은 내면을 보여줄 수 있음을 전하고자 했다. 특히 구체적으로 붓다의 생애와 사성제의 의미를 알아보고, 이와 함께 불교사 전반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궁리·228쪽·1만 3000원

◇노무현의 시작(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1981년 부림사건 변론 전후부터 1987년 6월 항쟁을 관통하기까지 `변호인 노무현`의 면모와 궤적을 13인의 구술로 담았다. 1980년대 노무현에 관한 첫 구술기록집으로 구술자들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민주화투쟁 현장에서`, `노동 현장에서`의 세 지점으로 분류했다. 만 32세에서 41세가 되는 동안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길을 걸었는지 해당 시기를 함께하거나 처음 인연을 맺었던 구술자들의 기억과 증언은 원본 텍스트로서 자서전 또는 생전에 노무현이 남긴 말과 글에 풍성함을 더해 생동감을 더해주고 있다. 가장 뜨거웠던 시절의 청년 노무현의 모습에 관한 공식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이 구술기록집은 노 대통령의 생애와 시대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가 되어 줄 것이다. 생각의길·260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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