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급 스파이` 완성도·액션은 A급 - 스파이

스파이도 모르는 스파이. 그들이 벌써 긴장했다. 현장 요원들의 임무 수행을 돕는 CIA의 내근 요원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시).

외모, 임무 수행 등 완벽한 최고의 요원 브래들리 파인(주드 로)의 파트너로 임무를 수행을 하던 중 핵무기 밀거래를 추진하는 마피아들에게 CIA 현장 요원들의 신분이 모두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마피아들이 얼굴을 모르는 내근 요원 수잔이 CIA의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핵무기의 밀거래를 막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다. 그러나 그녀를 못 믿는 `자칭` 최고의 요원 릭 포드(제이슨 스타뎀)가 그녀와 별개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그녀의 미션은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출연진과 영화의 줄거리만 보면 진지한 첩보극이 예상되지만 오해는 금물. 영화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을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톡톡 튀는 개그코드로 점철되어 있지만 가장 쉬운 소재인 `뚱뚱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며 코미디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준다.

◇ 천년의 쾌락, 광란의 기록 - 간신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는 자가 득실거리니 그야말로 간신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연산군(김강우)은 임숭재(주지훈)를 채홍사로 임명해 조선 각지의 미녀를 강제로 징집했고 그들을 운평이라 칭했다. `왕 위의 왕`을 노리는 최악의 간신 임숭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우고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이니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임숭재와 임사홍(천호진) 부자는 왕을 홀리기 위해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임지연)를 간택해 직접 수련하기 시작하고, 임숭재 부자에게 권력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던 희대의 요부 장녹수는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를 불러들여 단희를 견제한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다툼 속에 살아남기 위한 단희와 설중매의 수련도 계속된다. 영화는 역사의 중심에 선 폭군과 간신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시선이 머무는 곳은 역사의 주변부에 있던 피지배자들의 곁이다. 이 같은 시선은 영화의 후반부로 갈 수록 더 두드러진다. 간신들은 마지막까지 권력 다툼을 벌이고, 운평들은 왕의 간택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신을 내던지지만 최고의 비극은 권력의 정점에 있는 폭군에게 돌아간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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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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